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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취업자 비중 역대 최저…美 관세에 악화 우려

필드뉴스 태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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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취업자 비중 역대 최저…美 관세에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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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물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물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필드뉴스 = 태기원 기자] 올해 들어 제조업 취업자 비중이 15.5%로 떨어지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오히려 줄며 일자리 회복세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특히 20대의 제조업 취업 비중은 60대보다 낮아져 청년층 고용 위축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8일 국가통계포털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4월 제조업 취업자는 월평균 439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종사자 비율은 15.5%로, 2013년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다. 산업화 시대 20%를 웃돌던 비중은 2000년대 중반 16~17%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3년 15.7%로 처음 16%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작년에는 15.6%로 더 낮아졌다. 올해 들어서도 1월 15.8%, 2월 15.6%, 3월 15.4%, 4월 15.2%로 매달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4월에는 제조업 취업자가 12만 4000명 감소하며 2019년 2월 이후 6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는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하던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며 제조업 생산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한국은행 GDP 통계에서도 지난해 제조업은 전 분기 대비 4분기 연속 성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기 회복은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고용 유발 계수가 낮은 반도체 중심의 회복과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린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1∼4월 기준 제조업 취업자 중 20대 비중은 10.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60대(13.2%)보다 낮아 청년 고용이 정년을 넘긴 고령층보다 열악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가 한국 제조업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부품에 관세를 메기고 있다. 반도체와 의약품에서도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미국은 4월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현재 10%의 보편관세도 이미 적용 중이다.

정부는 2+2 통상협의를 통해 7월까지 관세 발효를 늦추고 미국과의 협상에 나섰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제조업에 미치는 충격은 불가피하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이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향후 수출과 생산 지표는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경제 지표에서도 '관세 충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2%로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낮았다. 제조업 생산은 화학물질과 기계장비 위주로 0.8% 감소했다. 통상 불확실성 확대가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4월 수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0.7% 감소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6.8% 줄었고, 5월 1∼10일 수출은 관세 영향과 조업일수 감소가 겹치며 전년 동기 대비 23.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대미 수출은 30.4%나 줄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8%로 낮췄고, 국제통화기금(IMF)은 2.0%에서 1.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과 정부 역시 하반기 전망에서 추가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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