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 '아트림'이 제14회 정기전 '숲을 닮은 조각들(The pieces of Forest)'을 개최한다. 21일부터 26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1층 제3전시실에서다.
이번 전시에선 '끌림이 있는'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강예진, 강태원, 공윤성, 권한솔, 김다혜, 김지민, 김채성, 김태환, 김한별, 김혜윤, 박혜림, 박혜신, 배주현, 양진혁, 이동우, 이세원, 이소연, 이은수, 이진원, 장주희, 정성원, 최민석 등 22명의 아트림 소속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자신의 대표작 1점씩을 선보임과 동시에 '숲(Green)'을 주제로 삼은 공동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공통 주제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작가들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동작품은 정사각형 캔버스를 활용해 각 작가가 자신이 생각하는 '숲'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형식과 소재에 구애받지 않고 제작한 이 작품들은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준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전문 큐레이터가 콘셉트를 기획해 완성도를 더했다.
이 정기전은 김경희 아트림 대표의 작은 바람에서 시작했다. 발달장애 아들의 감수성을 키워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구상했고, 실력 있는 작가들을 섭외하기 위해 전국의 공모전과 전시장을 발로 뛰어다녔다. 작가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데 정기전이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게 그의 소망이다.
김 대표는 "아트림 정기전은 작가들과 부모님들이 힘을 합쳐 준비했다"며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분을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는 발달장애 작가들만의 독특한 시선과 표현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로 숲(林)을 이루다'란 의미를 담고 있는 아트림은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특성과 재능을 지원하는 단체다. 예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겠다는 게 취지다. 발달장애 작가와 부모들이 함께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예술의전당과 청와대 춘추관,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트림 소속 강예진 작가의 작품 ‘티샤의 만찬’, 캔버스에 아크릴, 2024년.[사진 | 아트림 제공] |
7년 전 전시회 방명록에 누군가 남긴 '자살하러 가다 그림 보고 마음 돌렸어요'라는 메시지에서 볼 수 있듯, 아트림 작가들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깊은 감동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작가들의 경제적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 인증을 받아 작품 렌털 사업을 운영 중이다. 추후엔 아트림의 수익으로 발달장애 작가들에게 고정 월급을 지급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들이 사회 일원으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아트림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다.
이번 전시의 오프닝 행사는 5월 22일 목요일 오후 3시에 진행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김 대표는 "전시회를 찾아와준 관람객들의 따뜻한 격려가 발달장애 작가들이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갈 수 있는 큰 힘을 준다"고 말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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