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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핑퐁게임 끝 '尹 자진 탈당' 마무리…김문수, 반등할까?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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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핑퐁게임 끝 '尹 자진 탈당' 마무리…김문수,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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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힘 "대선 승리 반전 계기" vs 민주당 "위장 탈당극"…김문수 당 혁신 등 후속조치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8.30. /사진=뉴시스 /사진=최진석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8.30. /사진=뉴시스 /사진=최진석


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하면서 김문수 대선 후보가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확정된 지 7일 만이자 6·3 대선을 17일 앞둔 시점에서다.

윤 전 대통령은 "동지 여러분께서는 자유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을 더욱 뜨겁게 끌어안아 주시기 바란다. 각자의 입장을 넘어 더 큰 하나가 되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당의 단합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를 놓고 윤 전 대통령과 김 후보가 서로 공을 떠넘기는 양상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당적 문제는 김 후보가 결단할 문제란 뜻을 밝혔지만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란 입장을 반복하면서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하는 형식으로 종결됐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탈당과 관련해 사전 조율이 있었느냐는 물음엔 "전혀 없다"고 답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성당 인근에서 공약발표 및 유세를 하고 있다. 2025.05.17.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성당 인근에서 공약발표 및 유세를 하고 있다. 2025.05.17.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김 후보측 핵심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대통령 측에서 당 중진 의원들을 통해 탈당 의사를 알려왔고, 그에 대해 김문수 후보는 종전과 같이 대통령의 탈당 여부는 대통령님의 판단에 맡긴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탈당이 윤 전 대통령 스스로의 의지에 따른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윤 전 대통령과 연락을 나눴냐'는 질문에 "전직 대통령과의 소통체계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 요구했던 김 위원장은 전날 KBS라디오에서 "(탈당 문제를) 주말까지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오늘 오후 중 (윤 전 대통령에게) 연락을 취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탈당이 미칠 영향을 고심하고 주변 의견을 청취한 끝에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몇몇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승리를 위해 당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면서도 자신이 탈당할 경우 핵심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chmt@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chmt@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지난 겨울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뜨거운 열정을 함께 나누고 확인한 국민 여러분, 청년 여러분,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달라.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밝힌 것은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은 그의 비상계엄·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싸우기 위한 최소 조건으로 여겨졌다. 자진 탈당으로 마무리됐지만 타이밍이 늦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탈당을) 안 하는 것보단 낫지만 너무 늦었다"고 했다.

최 소장은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어떻게 대하는지, 아직 그를 옹호하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이라며 "탈당하면 고맙지만 강요는 못 한단 뜨뜻미지근한 입장이었기에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끝까지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면서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탈당이 큰 의미를 갖긴 어렵다"고 했다.

황정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의 자진탈당을 "짜고 친 위장 탈당극"이라고 규정하고 "아무리 숨기고 감춰도 김문수 후보와 내란 수괴 윤석열은 대선까지 공동운명체이고 한 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한동훈 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03.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한동훈 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03.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국민의힘에선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한동훈 전 대표 등 이탈했던 경선 후보들이 힘을 보태며 침체된 대선 국면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읽힌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민주당과의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중요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한 전 대표는 SNS에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등 3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김문수 후보님의 결단을 다시 요청한다"면서도 "다음주에는 현장에서 국민들과 만날 것"이라고 했다. 김대식·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은 18일 홍준표 전 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하와이로 출국한다.

윤 전 대통령과 결별에 성공한 만큼 당 혁신은 오롯이 김 후보의 몫과 책임으로 남았다는 분석이다. 그가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을 초래한 당내 구조적 문제를 혁신해 나간다면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정 협력, 당·대통령 분리, 사당화 금지 3대 원칙의 당헌당규 반영을 약속한 바 있다. 김 후보도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뜻을 잘 받아들여서 당이 더 단합하고 혁신해 국민의 뜻에 맞는 당으로, 그런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탈당 문제로 일주일을 소비해버렸다"면서도 "김문수가 여기 머물지 않고 과거 이준석 징계 등에 대해 사과하고 당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제도적 변화와 쇄신을 이끌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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