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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버풀의 간판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가 리버풀 팬들에게 쓴소리를 전했다.
오는 여름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날 예정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에게 일부 팬들이 야유를 보낸 데 대해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살라는 리버풀 유스 출신으로 20년 가까이 한 클럽에서 헌신한 동료에게 보인 팬들의 냉담한 반응은 "콥(리버풀 팬을 일컷는 별칭)답지 않은 행동"이라며, "그는 최고의 환송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살라의 이번 발언은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 발표 이후 리버풀 팬덤 내부에서 감정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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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아놀드는 지난주 공식적으로 이번 시즌 종료 후 리버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그는 리버풀과의 계약 연장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팀을 떠날 예정이며, 이적지는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적이 리버풀 팬들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 이유는 그가 유소년 시절이던 6세 때 리버풀 아카데미에 입단해 줄곧 같은 클럽에서 성장한 리버풀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2016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후 현재까지 353경기에 출전, 23골 92도움을 기록한 그는 이 기간 동안 그는 프리미어리그 2회, 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 FIFA 클럽월드컵 등 주요 대회를 석권하며 리버풀의 전성기를 함께한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의 이적 발표 이후,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난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알렉산더-아놀드는 안필드의 일부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것이다.
경기 도중에도 첫 번째 터치 이후까지 부정적인 반응은 계속됐고, 이는 많은 이들의 놀라움과 우려를 자아냈다. 이는 리버풀 현지 팬들이 그의 이적 결정을 배신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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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에 대해 살라는 공개적으로 동료를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최근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서 진행한 개리 네빌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팬들이 그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었다고 생각한다. 트렌트는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되는 선수다. 그는 리버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왔다"면서 "그런 선수를 향해 야유하는 것은 우리가 리버풀 팬으로서 보여줄 태도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살라는 "어떤 선수든 단 6개월만 뛰고 가더라도 존중받아야 한다. 하물며 20년을 바친 선수라면 어떻겠는가. 트렌트는 어릴 적부터 리버풀만을 위해 헌신했고, 우리가 아는 수많은 성공을 이끌어냈다"면서 "지금처럼 작별하는 방식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다음 홈경기, 혹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그는 마땅히 작별 인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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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는 또 알렉산더-아놀드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렌트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 결정을 존중한다. 내가 그를 설득하려 하진 않았다. 한 클럽에서 20년을 보내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 같은 곳에서 같은 환경 속에 있다는 건 정신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리버풀이라는 클럽을 사랑하더라도, 반복되는 일상이 때로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나는 그가 변화와 도전을 필요로 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살라는 알렉산더-아놀드가 리버풀에 남을 경우 분명 전력상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하면서도, 그가 새로운 무대에서 도약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가 우리 팀에 계속 남아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결정을 완전히 이해한다. 누구든 20년간 같은 클럽에서 뛰었다면,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을 시험하고 싶을 것이다. 트렌트는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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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 역시 알렉산더-아놀드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몇 달 간 자신의 재계약 문제로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리버풀과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7년까지 리버풀에 남기로 했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재계약 가능성은 10% 정도라고 생각했다"며, "리버풀은 30대 선수들에게 장기 계약을 잘 제안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살라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합쳐서 33골 23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올해 영국 축구 기자 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이미 선정되었고, PFA 올해의 선수상과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더 나아가 발롱도르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살라와 알렉산더-아놀드는 이번 시즌 역시 우측 측면에서 함께 뛰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만큼, 둘은 팀 내 공격의 주요한 무기였다.
이번 이적이 리버풀의 차기 시즌 경기력에 큰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한편, 알렉산더-아놀드의 마지막 안필드 경기는 오는 5월 25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경기다. 그가 마지막 안필드 무대에서 진심 어린 환송을 받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스카이스포츠 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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