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지난 3월13일 종영한 KBS 시트콤 '킥킥킥킥'이다. 천만배우 '지진희'와 한때 스타피디 '조영식PD'가 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하고 구독자 300만을 향해 달려가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오랜만에 부활한 시트콤으로 큰 기대를 모으며 첫 방송 2.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했다. 그러나 2회만에 1.0%로 반토막이 났다. 6회 0.7%에서 7회 0.4%로 다시 한번 시청률이 폭락했고, 마지막 12회에서는 최저 시청률인 0.3%로 시청자들을 웃기지 못한 채 종영했다.
오피스 코미디 '킥킥킥킥'의 웃음이 안 나오는 시청률 바통은 또 다른 오피스 코미디인 tvN 월화드라마 '이혼보험'으로 이어졌다.
배우 이동욱, 이주빈, 이광수, 이다희 등이 나서 첫 방송 시청률 3.2%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회부터 시청률이 곤두박질치면서 방영 내내 하향곡선을 그렸다. 결국 종영 직전 회차인 11회에서는 0.9%를 기록하며 '0%대 드라마'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6일에는 1.1%로 막을 내렸다.
'이혼보험'에 이어 지난 4월11일 첫 방송된 '바니와 오빠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악연', '폭싹 속았수다', '승부', '검은 수녀들' 등 산하 스튜디오들의 대박 릴레이를 이어가며 활짝 웃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아픈 손가락이 됐다.
웹툰 원작의 '바니와 오빠들'은 흑역사로 남아버린 첫 연애 이후, 갑자기 다가온 매력적인 남자들과 엮이게 된 바니의 남친 찾기 로맨스 드라마다. 'MZ여신'으로 각광받는 대세 스타 노정의와 이채민 등 청춘 스타들을 동원했지만 시청률은 신통치 않았다. 1.3%로 첫 방송을 시작했지만 2회에서 0.9%로 하락했고, 최근 회차에서 0.9, 0.8, 0.7로 하락하는 등 0%대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니와 오빠들'의 '0% 청춘 드라마' 바통은 SBS 드라마 '사계의 봄'으로 이어졌다.
'사계의 봄'은 케이팝 최고 밴드그룹의 스타 ‘사계’가 팀에서 퇴출당하고, 우여곡절 시작된 대학 생활 중 운명처럼 ‘김봄’을 만나 멋지게 재기하는 청춘 음악 로맨스.
지난 6일 첫 방송된 '사계의 봄'은 1.4%로 시작해 2회에 0.7%를 기록하며 시청률 반토막이 났다. 3회에서도 0.7%로 이어지며 회복이 어려운 분위기다.
OTT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신작들은 연이어 '글로벌 1위' 성적을 전해오는 통에 '글로벌 1위'가 한국 드라마 흥행 기준이 될 만큼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 반면 TV편성 드라마들은 눈에 띄게 시청률 파이가 떨어지고 있다.
중·장년 고정 시청층을 잡고 있어 '흥행불패'라는 KBS 주말 저녁 드라마만 해도 최근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수준이고, 요새 '반응 터졌다'는 작품들만 해도 10%를 넘기가 어렵다. 최신 회차 시청률 기준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 시청률 7.5%, SBS 사극 '귀궁'이 9.5%,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6.9%에 그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OTT보다는 TV편성이 우위였다. OTT 다시보기가 TV 시청자 유입에 도움을 주는 쪽이었지만, 순식간에 입장이 뒤바뀌었다. 글로벌 OTT에 서비스가 되느냐가 우선이고, 방송사는 그 다음 선택인 분위기다.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방송사 작품이어도 넷플릭스에 공급되는 작품이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케이블 채널 ENA 편성작이지만 넷플릭스에서 국내 1위에 오른 '당신의 맛' 같은 사례다.
이런 상황에 채널 편성 드라마들이 0% 시청률 릴레이를 이어가면서 TV채널 무용론, 위기론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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