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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탈당하면 보수 집토끼 투표장에 안 나온다?…김문수의 '딜레마'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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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탈당하면 보수 집토끼 투표장에 안 나온다?…김문수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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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6.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6.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와의 결별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란 전문가들의 평가와 달리 국민의힘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는 것이 보수 지지층의 이탈을 촉진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을 18일 남긴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 여부를 놓고 김 후보와 윤 전 대통령이 서로 공을 떠넘기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당적 문제는 김 후보가 결단할 문제란 뜻을 밝혔지만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란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전날 공식 취임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에 대해 "주말까지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오늘 오후 중 (윤 전 대통령에게) 연락을 취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전날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뒤 후속조치에 착수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용태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5.5.15/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5.5.15/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에게 연락을 취했나'란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어제 당의 의지를 보여드렸다. 저는 탄핵의 강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는 이제 당에 맡겨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은 친윤계의 반발을 의식해서란 해석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인위적인 탈당이나 강제 출당은 또 다른 당내의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은 윤 전 대통령께서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화해 "대선 승리를 위해 당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의원은 "탈당도 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하실 것"이라며 "다만 지금 이런 분위기 속에서 탈당하면 핵심 지지층마저 이반하지 않겠나, 그런 점을 걱정하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윤 전 대통령과 친윤계는 탈당이 김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는 뜻이다. 김 후보도 이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후보는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아스팔트 세력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김문수 후보의 핵심 지지 기반이 어디인가. 윤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해온 국민들"이라며 "대통령과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는데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을 내치는 듯한 메시지를 반복한다면 과연 그 지지층이 후보에게 표를 줄까"라고 썼다.

친윤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 중도층에서 5%포인트(p) 정도 오른다고 치자. 그럼 핵심 지지층 10% 이상 안 온다. 이재명은 차마 못 찍더라도 투표장에 안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단 집토끼들이 다 결집해야 이재명과의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히고, 그렇게 접전 양상이 나타나야 중도층이 지지를 바꿀지 말지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울산 남구 뉴코아아울렛 앞에서 유세를 하기 전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5.05.13.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울산 남구 뉴코아아울렛 앞에서 유세를 하기 전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5.05.13.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결국 당사자인 김 후보가 책임지고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다른 친윤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은 탈당하는 게 훨씬 편하고 홀가분하지만 본인이 당에 남아있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것"이라며 "결국 김문수 후보가 윤 전 대통령에게 명확한 사인을 보내면 결단을 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은 잠시 흔들릴 순 있어도 돌아올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면서 '이재명만큼은 막아달라'는 메시지를 내면 이탈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번주가 윤 전 대통령 탈당 '데드라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5월18일 대통령후보 (첫 TV)토론 이전에 김문수 후보님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 이후면 늦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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