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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박수가 최대 심박수의 60~70%에 달하는 존2 운동은 수다를 떨면서 설렁설렁 하는 것 같은데 운동 효과가 크다. 걷는 것도 아니고 뛰는 것도 아닌 것 같은 슬로 조깅이 대표적 운동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힘 안 들이고 체지방을 쉽게 뺄 수 있는 운동이 있다. 수다를 떨면서 설렁설렁 하는 것 같은데 운동이 된다! 가성비 ‘짱’인 운동, 바로 존2(Zone2) 운동이다.
존2는 운동 강도의 수준을 나타내는 말이다. 운동 강도는 최대 심박수를 기준으로 5개 구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존2는 두 번째로 강도가 낮은 운동을 말한다.
심박수가 최대 심박수의 50~60%에 달하는 운동은 존1, 60~70%는 존2, 70~80%는 존3, 80~90% 존4, 90~100% 존5다. 최대 심박수에 근접할수록 운동 강도는 높아진다.
존2 운동은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숨이 가쁘지 않은 수준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고강도 운동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남들 눈에는 제대로 운동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존2 운동은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 특히 현대인의 가장 큰 관심사인 체지방 감량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2 운동을 할 때 우리 몸은 지방을 주 연료로 사용한다. 지방을 태우려면 산소가 필요한데 존2 운동은 산소 운반 능력을 나타내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인다. 전문가들은 존2 운동을 30분 이상 지속하면 지방이 소모되기 시작한다고 한다. 존2 운동과 달리 고강도 운동은 산소 사용량이 훨씬 적다. 이때 우리 몸은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존2 운동은 심폐지구력 향상에도 좋다. 꾸준히 하면 심장 근육이 튼튼해지고 혈류가 개선돼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에너지 효율도 높인다. 존2 운동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수를 늘리고 기능을 향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를 늦추고 면역력도 강화해준다.
존2 운동은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존2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이완돼 불안감이 줄어들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된다. 존2 운동을 ‘운동 명상’이라 부르는 이유다.
무엇보다 존2 운동은 저강도 유산소 운동으로 부상 위험이 적고 오랜 시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노인이나 체력이 약한 이들 모두 쉽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존2 운동은 어떻게 하는 건가?
우선 자신의 목표 심박수를 정해야 한다. 존2 운동은 심박수가 최대 심박수의 60~70%에 이르게 하는 수준의 운동이라고 했다.
목표 심박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하게도 할 수 있다.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숫자에 자신이 원하는 운동 강도를 곱하는 것이다. 올해 나이가 60살인 사람이 존2 운동을 할 때 목표 심박수는 96~112다.
하지만 이 수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해보면서 자신의 몸에 맞는 목표 심박수를 정하는 게 좋다. 운동할 때 스마트워치나 스포츠밴드로 자신의 심박수를 측정해 너무 높으면 운동 강도를 낮추고 낮으면 높이는 식으로 조정하면 된다.
다음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운동을 정하면 끝. 달리기, 빠른 걷기, (실내)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 즉 심박수다. 그것보다 더 정확한 기준은 ‘말하면서 운동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운동 시간은 30분 이상이면 된다. 처음 시작할 때 30분까지 지속하기 힘들다면 존2 운동을 5분가량 하고 5분은 걷는 방식을 권하는 전문가도 있다.
등산은 존2에 적합하지 않다. 오르막에는 심박수가 크게 올라가고 내리막에서는 낮아져서 존2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아닌데 ‘혈당 조절’ 뛰어나
존2 운동에 적합한 ‘슬로 조깅’
존2 운동에 적합한 운동은 여러 가지지만 그중에서도 슬로 조깅(Slow Jogging)은 매우 효과적인 운동법으로 알려져 있다.
슬로 조깅은 말 그대로 천천히 하는 조깅이다. 슬로 조깅의 동작을 보면 걷는 것도 아니고 뛰는 것도 아니다. 종종걸음이라는 말에 더 가깝다.
슬로 조깅을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보폭을 최대한 좁게 유지하고 발을 착지할 때 앞꿈치가 먼저 닿도록 하는 것이다.
상체는 반듯이 세우고 시선은 정면을 향하도록 한다. 두 팔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어준다. 가능하면 호흡은 코로 한다. 속도는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눠도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면 좋다. 1초에 세 걸음 정도면 적당하다.
슬로 조깅은 지금은 고인이 된 다나카 히로아키(1947~2018) 일본 후쿠오카대학 스포츠과학부 명예교수가 2009년에 고안한 달리기 방법이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에 부담이 적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럼에도 슬로 조깅은 걷기보다 운동 효과가 크다. 심장 기능 향상, 체지방 감소, 혈당 조절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내장 지방 제거에 탁월하다고 한다.
권복기 건강한겨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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