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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0개' 무명포수는 어떻게 오타니를 삼진으로 잡았나…143km 깜짝투, 스스로 기념구까지 챙겼다

스포티비뉴스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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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0개' 무명포수는 어떻게 오타니를 삼진으로 잡았나…143km 깜짝투, 스스로 기념구까지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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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이미 15점차로 기울어진 승부. 그런데 재밌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큰 점수차로 벌어진 일방적인 경기에서 야수를 마운드에 올려 투수로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각 팀마다 162경기라는 장기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에 가능한 선수 기용일 것이다.

애슬레틱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2-16으로 크게 뒤지던 8회말 백업 포수 자니 페레다(29)를 투수로 기용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페레다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지난 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20대 후반의 나이에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페레다는 20경기에 나와 타율 .231 홈런 없이 4타점을 기록했고 올해는 애슬레틱스에서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188 홈런 없이 1타점을 남기고 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33경기 타율 .211 홈런 없이 5타점.

올해 이미 4월 1일 시카고 컵스전과 4월 30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투수로 등판한 경험이 있었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 시즌 세 번째 등판에 나섰다.

아무래도 전문 투수가 아니다보니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무사 1,2루 위기를 맞은 페레다는 김혜성에게 시속 65.2마일(105km)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이것은 좌익선상 인정 2루타로 이어졌고 2루주자 러싱이 득점하면서 첫 실점을 해야 했다.






다음 타자는 하필 오타니 쇼헤이였다. 오타니는 앞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14~15호 홈런을 폭발,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페레다는 시속 60마일대 공으로도 볼카운트를 1B 2S로 유리하게 끌고 갔고 5구째 시속 89.4마일(143km) 강속구(?)를 뿌리면서 오타니의 스윙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결과는 파울팁 삼진 아웃이었다.

페레다 입장에서는 인생 최고의 순간일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사실 어느 투수도 오타니라는 거물급 타자를 삼진 아웃으로 처리하기 쉽지 않은데 그것도 야수가 투수로 나와 오타니를 삼진 아웃으로 잡았으니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페레다는 오타니를 삼진 아웃으로 잡은 공을 돌려받고 1루 덕아웃에 던져 보관해줄 것을 요청했다. 자신이 기념구로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서였다.

페레다는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내 공을 받아쳤다면 나는 아마 죽었을지도 모른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오타니와 만나고 싶었다. 삼진 아웃을 잡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정말 삼진 아웃으로 잡기가 어려운 선수인데 나는 야수로서 그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웠다"라며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비록 페레다는 오타니를 삼진 아웃으로 잡은 이후 미겔 로하스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맥스 먼시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는 등 1이닝 4피안타 3실점을 남기는데 그쳤으나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낸 것은 분명했다.

애슬레틱스는 2-19로 대패했고 22승 22패를 기록했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위치하고 있는 팀. 마크 캇세이 애슬레틱스 감독은 페레다가 오타니를 삼진 아웃으로 처리한 것을 두고 "분명 그의 경력에서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을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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