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세계일보 언론사 이미지

빗속 뚫고 호남 표심 공략한 李…“재생에너지·지역화폐” 강조

세계일보
원문보기

빗속 뚫고 호남 표심 공략한 李…“재생에너지·지역화폐” 강조

서울맑음 / -3.9 °
전기요금 두고 “수도권·지방 차등화” 주장
“MB 4대강은 되고 지역화폐는 안되나”
김상욱 손 맞잡으며 “진짜 보수·진보 경쟁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닷새째인 16일 전북에서 집중 유세에 나섰다. 전날 광양·여수·순천·목포 등 전남 지역을 순회한 이 후보는 폭우가 내린 이날도 익산·군산·전주·정읍을 차례로 방문하며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이날 이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과 지방균형 발전, 지역화폐 도입 등 지방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후 전북 전읍시 정읍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후 전북 전읍시 정읍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재생에너지’ 강조한 李, “수도권·지방 전기요금 차등화해야”

이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호남권을 ‘재생에너지의 보고’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전북, 전남, 충남에 비어있는 공간이 너무 많다”며 “마치 사람 폐포처럼, 재생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하면 된다”고 했다.

특히 이 후보는 수도권과 지역 간 전기요금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송전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지역 가격이 똑같다”며 “가격에 차등을 둬야 한다. 이게 진짜 시장주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군산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지금도 전기요금 비싸다고 느끼겠지만 어쩔 수 없다”며 “올릴 때 지방은 좀 덜 올리든지 해서 에너지 요금, 규제, 세금의 차이를 만들면 지방도 희망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후보는 유세가 끝난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장기적으로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국내 상황이 너무 나쁘고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당장 전기요금에 손대긴 어렵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MB 4대강 30조, 지역화폐는 300억”

이 후보는 지역화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군산에서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한다. 이명박이 4대강 한다고 강바닥에 20조원, 40조원 퍼붓는 것은 괜찮고, 군산에 지역화폐 300억 지원하는 것은 죽어도 안 되나”라며 “돈 많은 쪽에 쓰면 투자라 하고, 돈 없는 곳에 쓰면 낭비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기가 나빠지면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한다”며 “지금 배가 고파 죽겠는데 허리띠를 졸라매서 허리가 무너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지금도 추경 좀 하자, 소비 진작을 하자, 돈이 돌게 하자고 그랬더니 절대 안 된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두고 지역화폐를 반대해 온 국민의힘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전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무소속 김상욱 의원을 만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전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무소속 김상욱 의원을 만나고 있다. 공동취재


◆유세 도중 김상욱 끌어안고선 “합리적 보수 정신 실현해달라”

이날 유세 현장에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김상욱 의원이 방문해 이 후보의 선거유세를 돕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익산 유세 도중 “가짜 보수 정당에서 진짜 보수 활동해보려다 사실상 쫓겨난 김상욱 의원 어디 있나”라며 김 의원을 불렀고, 유세차 위에서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김 의원은 이 후보를 “참된 보수주의자면서 참된 진보주의자”라고 치켜세우며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김 의원을 향해 “합리적인 보수의 가치를 잘 주장하고 실현해달라”며 화답했다.

이 후보는 “비상식은 비상식의 영역으로 밀어내고, 상식의 영역 안에서 진짜 합리적인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경쟁하는 정상적 정치 체제를 만드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그 출발도 역시 6월 3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북·전남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17일부터 이틀간 광주 집중 유세에 나선다. 18일에는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192명과 함께 5·18 광주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익산·군산·전주=변세현 기자 3hyun@segye.co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