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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생가서 만난 90세 노인 "재맹이? 아버지 닮아서…" [대통령 이재명, 그의 삶과 정치]

중앙일보 하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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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생가서 만난 90세 노인 "재맹이? 아버지 닮아서…" [대통령 이재명, 그의 삶과 정치]

서울 / 0.3 °



경북 안동역에서 차를 타고 시내를 벗어나니 한적한 시골길이 굽이굽이 이어졌다. 비슷한 지붕 몇 개가 군락을 이루는 마을 몇 개를 지나자 겹겹의 산이 도로를 에워쌌다. 이윽고 주진교(橋)가 나타났다.

그 다리 너머가 예안면이었다. 그리고 20여 분을 더 달려가자 ‘도촌마을’이라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사래실·평지마·새못·텃골·지통마·길골 등 5개 자연부락으로 이뤄진 도촌리에서도 목적지는 지통마(지촌·紙村)였다. 이곳 사람들은 ‘지통마을’이라고도 불렀다.

마침내 도착한 지통마을은 사방이 온통 산뿐인 그야말로 산골짜기였다. 아직 초봄이라 옷을 입지 못한 나무들과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묘한 조화를 이뤘다. 골을 따라선 작은 개울이 흘렀다.

다섯 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 한복판에는 팻말 하나가 박혀 있었다. 그 팻말 주변으론 돌담과 축대가 쌓아져 있었고, 그 위로 밭뙈기 하나가 펼쳐졌다. 팻말에 무슨 글자가 적혀 있는지 보려고 다가간 순간, 거기 홀로 서 있는 노인이 눈에 띄었다. 그 노인은 그를 기억하고 있을까. 말을 걸었다.

" 누구? 재맹이? "

그는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 팻말에 적힌 글자는 ‘제20대 대통령 후보 이재명 생가터.’ 팻말은 지난 대선 이후 지지자들이 설치하고 간 것이다.

노인의 회상이 이어졌다.

" 재맹이가 삼계(국민)학교 다니다가 서울로 갔어. 그때 내 나이가 40대였는데, 재맹이 가족이 떠나고 비어 있는 집을 내가 뜯었지. 그 집 어른(아버지)보다 내가 다섯 살이 어리지만, 친구처럼 지냈어. 그때 이 깡촌에서 신문을 보고 한자도 쓸 줄 아는 게 재맹이 아버지뿐이라. 그때 재맹이는 조용하고 별로 특징은 없었어도 아버지를 닮아 머리가 좋았어. 아버지처럼 제법 고집도 있었지. 재맹이 아버지는 솔선수범해서 ‘동장’(마을 대표)도 하고, ‘총대’(조합장)도 하는 적극적인 사람이었어.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인사하고 어른 먼저 서울로 올라가더니 나중에 가족이 전부 다 가더라고. 저 뒤로 올라가면 재맹이 조부모 산소도 있어.(권오선씨, 90세) "


산을 넘고 개울을 건너 20리(약 7.9㎞) 길을 꼬박 걸어야 했던 그 시절, 이재명을 비롯한 아이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집단 결석을 하기 일쑤였다. 1976년 10월 안동댐이 완공되기 전까진 해마다 여름이면 낙동강과 그 지류의 물이 범람해 돌다리가 잠기고 길이 끊기기도 했다.

" 원래는 산길을 걸어서 다녔죠. 이런 길(도로)은 아예 있지도 않았고요. 그 길 주변으로는 화전민들이 산을 태워서 만든 밭들이 있었는데(※이재명의 부모도 화전민이었다.) 이재명 가족이 상경할 무렵은 다른 화전민들도 다 접고 떠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이제는 다 산이 돼서 화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죠. 하여튼 참 열악하고 가난하던 시절이었어요.(이성희씨, 66세) "

찢어지는 가난 속 이재명의 희망은 어머니였다.


※ 기사의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난 성남으로 갈거야” 문형배·문무일과 술자리 그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680

〈전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어요〉

고향 안동 산촌 지통마을에서 만난 사람들

“너 때문에 호강한다더라” 어머니의 희망

검사? 변호사? 진로 굳혀준 노무현 한마디

예비 법조인 때부터 보인 실용주의 면모

나는 인천, 너는 의정부, 재명이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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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이재명, 그의 삶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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