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입력중 표시 기능 해제 끄기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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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대화창에 처음 보는 ‘…’이 등장했습니다. 위아래로 깜빡이며 자신의 존재를 뽐내는 점들에 그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상대방이 메시지를 입력 중이라는 표시라는 걸 깨닫자 등골이 서늘해졌죠. 나의 상태도 상대방이 확인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거든요.
카카오톡이 새롭게 공개한 ‘신기능’이 모든 이를 놀라게 하고 있는데요. 누군가는 기다리며 가슴을 졸이고, 누군가는 답장을 쓰다 말고 창을 닫고, 그 짧은 시간에 수십 가지 감정이 오가는 찰나를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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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도입된 카카오톡의 실험실 기능인 ‘메시지 입력 중 상태 보기’인데요. 상대가 메시지를 작성 중일 때 채팅창에 ‘…’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손을 멈추면 사라집니다.
간단히 말해 상대방이 메시지 작성 중이면 대화창에 노란 말줄임표가 깜빡이는 기능이죠. 상대방이 대화를 입력 중인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내가 입력 중일 때도 상대에게 표시됩니다. 마치 실제로 누군가 말하려고 준비 중인 상황을 디지털로 구현한 셈인데요. 카카오톡 버전 25.4.0 이상에서 설정→실험실→메시지 입력 중 상태 보기를 활성화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또한 해당 기능 도입 이유에 “오프라인 대화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을 온라인에도 담아내기 위함”이라고 밝혔는데요. 상대에게 갑자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작성 중인 상태’를 알려줌으로써 더 자연스럽고 맥락 있는 대화가 되도록 돕겠다는 의도입니다. 즉, 누군가 말을 꺼내려는 그 ‘숨 고르기’를 시각화한다고 불 수 있는데요. 메신저 특유의 ‘딱 끊기는 느낌’을 줄이고, 이어지는 대화의 온기를 복원하려는 시도죠.
해당 기능 도입에 반응은 정말 엇갈렸는데요. 찬성 입장에서는 특히 ‘업무 채팅’에 유용하다는 반응인데요. 상대가 입력 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답장이 오겠다는 힌트가 된다는 거죠. 급한 업무 상황에선 그 점 세 개가 마치 그 부서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판처럼 느껴진다는 평입니다. “이제야 왓츠앱이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처럼 된 것”이라는 반응도 심심찮게 나오는데요.
실제로 다른 메신저는 이미 있었던 기능입니다. 왓츠앱,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DM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입력 중 표시가 있었는데요. 오히려 카카오가 늦은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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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기능이 불쾌하다는 이들도 많습니다. 글을 쓰다 지우는 습관이 있는 이들은 “내 망설임이 노출되는 게 싫다”고 말하는데요. “입력 중 떴다가 사라지면 왜 안 보내? 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쓰다가 지울 때도 잦은데 괜히 오해가 생길 것 같다”, “답장 안 할 자유가 없어지는 느낌이다”며 민감한 감정을 다루는 대화에서는 특히 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죠.
어찌 보면 그간 카카오톡이 추가해왔던 기능과는 좀 반대되는 길이기도 한데요. 카카오는 그간 ‘드러나지 않게 해주는 기능’을 도입하며 사용자들의 눈치를 덜어주는 방향으로 진화해왔습니다. 2018년에는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했죠. 실수로 보낸 메시지를 지우고 싶다는 ‘흑역사 숨기기’의 요청을 들어준 건데요. 다만 보내고 나서 5분 이내에 삭제해야 하고, 상대방이 메시지를 삭제했다는 문구가 표시됩니다. 2020년에는 오픈 채팅에 ‘익명성’을 강화했는데요. 실명 대신 닉네임과 프로필 사진만 공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22년에는 ‘단체방 조용히 나가기’라는 기능도 추가됐죠. 카카오톡이 업무 등에도 다방면으로 쓰이게 되면서 다양한 ‘단체방’이 만들어졌는데, 문제는 이 단체방을 나갈 때 모두가 그 사실을 알게 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마치 메시지 알람처럼 ‘○○○님이 대화방을 나갔습니다’를 ‘굳이’ 공지를 해줬죠. 회사 부서 인원 전체가 참여하는 50명 이상의 모임방일 경우 퇴장 부담감이 상당했는데요. 상사들 눈치에 필요 없는 대화방도 쉬이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해당 기능이 추가되자 사용자들의 긍정적 반응이 쏟아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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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노출을 줄이는 것에 손을 들어줬던 카카오가 이번에는 직접 드러내는 ‘입력 중’을 표시하는 건 다소 놀랍죠. 다만 카카오는 앞서 설명한 추가 기능과 같이 ‘곧바로’ 도입하진 않는데요. 카카오는 새로운 기능을 먼저 ‘실험실’에 넣고 사용자들의 반응을 지켜봅니다. 이번 입력 중 표시도 마찬가지인데요. 그간 많은 ‘실험실 기능’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 정식 기능으로 넘어가고, 아니면 조용히 사라져 왔죠. 사용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이 방식은 꽤 다정합니다.
현재 ‘입력 중’ 기능도 ‘실험실’을 거치는 단계이기에 당연히 해제할 수 있는데요. 실험실 메뉴에서 온·오프를 할 수 있죠. 카카오톡을 실행하고 하단 오른쪽에 ‘더보기(···)’ 탭을 누른 뒤 오른쪽 상단 ‘설정(톱니바퀴)’에서 ‘실험실’ 메뉴 클릭하면 되는데요. 그 중 ‘메시지 입력 중 상태 보기’ 항목을 끄면 해제가 완료되죠. 보이되, 강요하지 않는 건데요. ‘실험실’ 기능을 아예 꺼 놓은 사용자라면 해당 기능은 처음부터 작동하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켜야 작동하며, 상대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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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서 다음은 ‘실험실’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는데요. 아마도 다음 타자는 ‘읽음 숨기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메시지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알려줄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게 해주는 기능이죠. 텔레그램은 이미 하고 있고, 왓츠앱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입장 알림 끄기’, ‘메시지 자동 삭제’ 같은 기능이 조용히 실험될 수도 있죠.
각자에게 연결되고 싶지만 감시받긴 싫은 그 묘한 관계성이 이 메신저에도 나타나는데요. 우리는 그 사이에서 실시간성과 사생활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중이죠. 카카오의 세 점은 그 균형을 시험하는 ‘첫 실험’일지도 모르는데요. 현재까지는 ‘반대’의 목소리가 커 보입니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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