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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웨이, 삼성 월급의 3배…우리 후손들, 반도체로 먹고살기 힘들 것”

헤럴드경제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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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웨이, 삼성 월급의 3배…우리 후손들, 반도체로 먹고살기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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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16일 서울 강남구 양재엘타워에서 개최된 ‘제11회 소부장미래포럼’에서 한국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16일 서울 강남구 양재엘타워에서 개최된 ‘제11회 소부장미래포럼’에서 한국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전세계적 반도체 패권 전쟁 속 한국의 미래 반도체 경쟁력 증대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D D램 등 다가올 미래 기술을 준비해놓지 못하면 핵심 산업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경고다. 반도체 전문 교수 등 고급 인력의 공급난도 연구개발(R&D) 경쟁력 후퇴를 야기하고 있다고 봤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엘타워에서 개최된 ‘제11회 소부장미래포럼’에서 “종합적인 상황을 보면 한국의 D램 주도권이 길어야 10년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며 “D램과 낸드에서 중국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는 등 반도체 기술 게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시스템반도체 보다는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우리가 시스템반도체를 잘 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반대로 ‘TSMC는 왜 D램 사업을 하지 않을까’라고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다”며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답은 ‘메모리’라는 것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미래에 대한 강도 높은 우려도 이어갔다.

황 교수는 “일본 소부장 기업들과 비교해 한국의 소부장은 미래가 없다고 보인다”며 “후손들이 반도체로 먹고 살 수 없을 것 같아 매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2030년까지 D램 시장이 2020년 대비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메모리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AI도 좋지만 D램 만큼은 한국의 리더십을 지킬 수 있도록 파운데이션(기반)을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3D D램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3D D램은 기존 평면 구조를 넘어선 수직 적층 방식으로 고집적·고성능 메모리 구현의 핵심으로 꼽힌다.

황 교수는 “중국과학원은 3D D램 R&D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고 있는데 제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라며 “당장 3D D램 기술이 필요하진 않지만, 수 년 후에 D램 미세화에 한계가 오면서 저장 공간을 수직으로 쌓는 수요가 커질 것이고 그때 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인재가 핵심이라고 보고 국내 대학에 대한 예산 지원과 현장의 처우 개선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인 제자 중 한명이 화웨이에 취업했는데 삼성 월급의 3배를 주더라”며 “업무 강도가 매우 세긴 하지만 일반 중국 직장인의 9~10배를 번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대 공대 교수 총 330명 중 반도체 주력 교수가 15명 안팎에 불과하다”며 “대학의 고급 반도체 인력 양성 기능이 쇠퇴하다 보니 산업계에 인재를 공급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대학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반도체처럼 이미 발전한 산업에 대해 R&D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연구비가 삭감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 지원 정부 연구비가 연간 약 500억~1000억원에 불과한데 이를 1500억원으로 늘리면 반도체 연구 교수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기업 현장에 투입 가능한 인재를 양성해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