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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문수, '광주 학살' 정호용 영입?... '전두환 어게인' 하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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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문수, '광주 학살' 정호용 영입?... '전두환 어게인' 하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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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선대위 상임고문에 정씨 위촉했다가 취소
한민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브리핑서 맹비난
"5·18 45주년 코앞인데... 김 후보, 제정신인가"
김문수 "업무상 착오... 상의 과정 없었다" 해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에 대한 계엄군의 진압 및 발포를 주도한 핵심 인물들인 전두환(왼쪽) 전 대통령과 정호용(오른쪽) 전 국방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에 대한 계엄군의 진압 및 발포를 주도한 핵심 인물들인 전두환(왼쪽) 전 대통령과 정호용(오른쪽) 전 국방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6·3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을 지휘했던 정호용(93)씨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가 취소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15일 "또 쿠데타를 벌일 작정이냐"며 맹비난했다. 전두환 군사정권에서 육군참모총장과 내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정씨는 제5공화국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한민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어제(14일) 광주 학살 책임자 정호용을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논란이 되자 위촉을 취소했지만 '취소'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목전에 두고 광주 학살 책임자를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영입하다니, 김 후보는 제정신이냐"며 "위촉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등 둘러댈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일갈했다.

결과적으로 '없던 일'이 되긴 했지만 김 후보 측이 정씨를 영입했던 사실과 관련, 한 대변인은 "대한민국을 군사독재 시대로 되돌리려 한 윤석열의 후계자임을 자백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호용이 누구인가, (전두환의) 신군부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1979년) 12·12 군사 반란 가담자이며, 광주 학살을 지휘한 특전사령관이다. 또 전두환 정권의 국방부 장관을 지낸 군사 독재의 망령"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후보 캠프의 정씨 상임고문 위촉은 "'윤 어게인(Yoon Again)'도 모자라 '전(전두환) 어게인'을 하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는 게 한 대변인의 지적이다.

김문수(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및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및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 선대위는 전날 저녁 정씨를 포함한 상임고문 인선을 발표했다가 약 5시간 만인 같은 날 밤 11시 38분쯤 이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업무상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저와 상의한 부분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가 정씨의 선대위 상임고문) 임명 자체를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2019~2023년 활동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해 6월 발간한 '조사결과 종합보고서'에서 정씨를 비롯해 △5·18 당시 보안사령관 전두환 △수경사령관(현 수도방위사령관) 노태우 △계엄사령관 이희성 △육군 참모차장 황영시 등 5명을 "진압 작전 및 발포 관련 핵심 인물"로 명시했다. 정씨는 이들 5명 중 현재 유일한 생존자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