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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R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 세계 투자자에게 단일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며, 자동화된 주문 시스템과 낮은 수수료 구조를 통해 기술 중심 금융의 정수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0여 년간 기술과 자동화에 집중한 결과, IBKR은 고객이 직접 자신의 투자 플랫폼을 통제하고, 유리한 조건에서 거래하며, 리스크와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IBKR은 투자자의 수익을 우선하는 철학 아래, 필요한 기능을 저렴한 가격 혹은 무료로 제공하며 고객과 함께 성장해 온 회사다.
2025년 IBKR은 넥스트증권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기술과 철학의 공유를 전제로 한 파트너십이다. IBKR의 최고투자책임자를 처음 만났을 때 인상적이었던 점은, 그가 당사의 밸류에이션이나 단기적 수익에 대해 묻기보다는 "지금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어떤 기술적 차별성이 있는가?" "한국 시장의 리테일 투자자는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에 집중했다는 사실이다. 이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 미국 상장사인 IBKR이 한국 증권사에 직접 투자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으며, 수개월에 걸친 신뢰 구축과 양측의 깊은 이해가 필요했던 어려운 프로젝트였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한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투자를 넘어,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관심과 K파이낸스에 대한 장기적 신뢰를 나타내는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본사와의 논의 과정에서 우리는 한국 리테일 투자자들의 높은 정보력과 거래 참여도를 수차례 강조해 왔다. 실제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리테일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시장 중 하나이며, 이는 기술 기반 투자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토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IBKR의 성공은 국내 증권업계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글로벌화를 위해 단순히 해외에 지점을 세우거나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은 '지점'이 아니라 '엔진'에 있다는 사실이다. 기술, 자동화, 사용자 중심의 설계가 그 핵심이다.
한국 투자자들은 더 이상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을 이해하고, 참여하며, 영향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이 똑똑해지는 만큼 한국 증권사들도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 여정에서 넥스트증권이 기술과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K파이낸스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어갈 주체라고 믿는다. 마치 K팝과 K드라마가 전 세계인의 일상이 되었듯, 한국 금융도 글로벌 무대에서 '다음 BTS'가 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승연 넥스트증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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