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설난영 여사, 비공개 물밑 지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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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설난영(왼쪽) 여사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은 모습. /뉴시스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6·3 대선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후보 배우자들의 '퍼스트레이디' 경쟁이 관심사다. 차기 '영부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58)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71) 여사로 좁혀지는데, 이들의 내조 활동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다만 두 여사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물밑에서 '조용한 내조'로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14일 민주당 텃밭인 광주를 비공개로 방문했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구내식당에서 배식 자원봉사에 나선 데 이어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5·18 희생자 가족과 만났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5월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의 아픔과 상처를 간직한 곳"이라며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공개적인 방식보다는 비공개 대외 행보를 펼치며 물밑 지원을 이어가는 김 여사다. 정치적 언행을 최대한 자제하는 조용한 내조 전략이다. 이미 그는 종교계와 접촉면을 넓히며 지원 사격에 돌입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조계종 행사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정순택 서울대교구장과 면담하기 위해 명동성당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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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가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을 관람하며 귓속말을 주고받는 모습. '조용한 내조' 행보를 이어가는 김 여사는 지난 대선 때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국회사진취재단 |
앞으로도 김 여사의 적극적인 공개 행보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능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기본 방침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비공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사님이 직접 (대중들) 앞에 서는 것보다 뒤에서 조용히 각계의 여러 사람을 만나 말씀을 청취하고 인사드릴 계획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 때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김 여사는 2021년 남편인 이 후보와 함께 일부 일정을 소화하며 적극적으로 외조했다. 이러한 모습은 자취를 감췄던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대비됐다. 선거운동을 돕는 과정에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김 여사는 낙상 사고를 겪기도 했다. 당시 이 후보는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입원했던 아내를 돌봤다.
김 여사의 달라진 지원 방식은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번 대선과 지난 대선의 판세와 달리 이 후보는 현재 1강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과열된 선거 유세 한복판으로 들어와 전면에 나서 남편을 도울 이유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 여사가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역효과를 줄이기에는 정중동 행보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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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참석해 수락연설 전 아내 설난영 여사와 함께 인사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노동운동가 출신 설 여사도 조용하게 김 후보를 돕고 있다. 그는 1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호남미래포럼에 참석해 영호남의 화합을 언급하며 김 후보의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정은 비공개 일정이었다. 김 후보는 경북 영천시, 설 여사는 전남 고흥군 태생으로, 이들은 영호남 부부다. 설 여사는 조계종 행사에도 참석해 김 여사와 조우하기도 했다.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설 여사는 튀는 것을 싫어하고 크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라고 한다. 아울러 남편의 측근과 이웃 등을 살뜰히 챙기는,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고. 대선이 3주가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 후보는 이 후보를 추격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급할 법도 하지만 설 여사는 선거운동 기간에 독자적으로 조용한 내조에 전념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미 설 여사님은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고 있고, 정해진 건 없지만 앞으로도 곳곳을 찾아다니며 움직이실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앞으로 여러 일정 계획을 준비하고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 여사가 오는 15일 서울 구로공단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크게 유세 활동을 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설 여사는 김 후보가 공직 생활을 해오면서 별다른 구설이나 잡음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김혜경 씨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를 받고 있어 대놓고 공개 행보를 하기에는 부담스럽고 상당한 반작용도 있을 수 있다. 설난영 씨는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는 점에서 지역 곳곳을 다니면서 유권자를 만난다면 일정 부분 표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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