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軍…계엄 여파 인사 중단 장기화

유용원 ‘장성급 지휘관 재임기간 현황’ 공개
일부 지휘관들 전임 평균보다 6~7개월 길어

12·3 비상계엄 여파로 장성 인사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군 장성급 지휘관의 재임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공지합동 통합화력운용 실사격훈련 현장을 방문한 모습.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12·3 비상계엄 여파로 장성 인사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군 장성급 지휘관의 재임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고 피로도가 높아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장성급 지휘관 재임기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육군 7사단장과 11사단장, 36사단장, 53사단장은 29개월째 재임 중이다.

이는 지난 20년 간 해당 부대 전임 사단장들의 평균 재임기간 22~23개월보다 6~7개월 길다.

육군 5군단장과 7공수여단장도 25개월째 부대를 지휘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전임 지휘관들의 평균 재임기간보다 각각 7개월, 11개월 길다.

육군 2포병여단장과 해군 군수사령관, 공군 작전사령관도 전임자들에 비해 2~6개월 이상 재임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장성급 지휘관들의 비정상적인 재임기간 장기화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파면, 그리고 조기대선 등으로 인해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워지면서 통상 매년 4월 실시해온 전반기 장성 인사를 실시하지 못한 탓이다.

가뜩이나 12·3 비상계엄 이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육군참모총장과 국군방첩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특수전사령관 등 군 주요 수뇌부가 직무대행 또는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는 마당에 일부 장성급 지휘관들의 재임기간마저 장기화되면서 자칫 군 경계태세와 작전준비태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우선 새로운 리더십 교체에 따른 부대 내 긴장감과 경각심 고조로 기대되는 긍정적 동기부여가 사라진다.

오랫동안 이어지는 리더십으로 인해 부대 내 관습적 지시 이행 등 느슨한 근무 기강과 긴급상황 발생시 안이한 대처, 혁신 기피 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

또 상급 지휘관 인사 적체로 진급 시기를 맞은 후배들의 진급과 차기 보직 인사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어 현상 유지에만 연연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유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군 지휘부의 대거 공백과 최전방을 담당하는 육군 5군단 등 핵심 작전부대의 지휘관 재임 장기화 현상은 자칫 우리 군의 경계태세와 작전준비태세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육·해·공군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공약 소식이 전해져 군 내부에서는 ‘이러다 지휘관들의 재임기간이 더 길어지는 게 아닌지’ 동요가 심하다”면서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새 국방부 장관을 곧바로 임명하고 적체된 장성 인사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