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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뒤집기 명수' 전희철 감독, 이번에는 과연?...선수시절 조상현과 맞대결 '역전의 추억'소환

스포츠조선 최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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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뒤집기 명수' 전희철 감독, 이번에는 과연?...선수시절 조상현과 맞대결 '역전의 추억'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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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02시즌 대구 동양이 챔피언에 등극한 뒤 동료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는 전희철 감독(왼쪽). 스포츠조선 DB

2001~2002시즌 대구 동양이 챔피언에 등극한 뒤 동료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는 전희철 감독(왼쪽). 스포츠조선 DB



2017~2018시즌 서울 SK가 챔피언에 등극했을 당시 전희철 수석코치. 스포츠조선 DB

2017~2018시즌 서울 SK가 챔피언에 등극했을 당시 전희철 수석코치. 스포츠조선 DB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예상 밖 흐름으로 흥미를 더하고 있다. 당초 창원 LG가 3연승, 우승 확률 100%를 먼저 잡았지만 서울 SK가 2연승으로 반격하면서 6차전으로 몰고 갔다. 특히 SK는 2연승 과정에서 4차전 25점차(73대48), 5차전 30점차(86대56)로 대승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희철 SK 감독(52)의 '추억팔이'에 시선이 쏠린다. 전 감독의 과거 선수-코치 시절 챔프전 '역전의 명수'였던 추억이 소환되기 때문이다.

먼저 전 감독과 조상현 LG 감독(49)의 흥미로운 과거사가 있다. 두 감독은 선수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한 적이 있다. 2001~2002시즌이다. 당시 소속팀부터 묘하게 얽힌 인연이다. 전 감독은 대구 동양(고양 소노의 전신) 소속으로 현재 이끌고 있는 SK를 향해 '칼'을 겨눴고, 조 감독은 현재 '적'으로 상대하는 SK의 간판 슈터였다. 각자 잊지 못할 '마지막'이기도 했다. 동양에서 데뷔(1996년)한 전 감독은 2001~2002시즌을 끝으로 전주 KCC(현 부산 KCC)로 트레이드됐고, 조 감독에겐 상무 입대 전 마지막 시즌, 은퇴 후 돌아보니 현역 마지막 챔프전이었다.

악수는 나누는 전희철 감독(오른쪽)과 조상현 감독.사진제공=KBL

악수는 나누는 전희철 감독(오른쪽)과 조상현 감독.사진제공=KBL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전희철 감독. 사진제공=KBL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전희철 감독. 사진제공=KBL



전 감독의 동양은 정규 1위로, 조 감독의 SK는 정규 2위로 챔프전에서 만났다. 두 팀은 4차전까지 승-패를 주고받으며 2승2패를 기록한 뒤 5차전에서 연승에 성공한 SK가 3승2패로 앞섰다. 전 감독 입장에서는 올 시즌 챔프전과 마찬가지로 2승3패로 궁지에 몰린 상황. 하지만 6, 7차전에서 전희철-김승현-김병철-마르커스 힉스의 막강 전력을 앞세운 동양이 뒤집기 연승을 하며 창단 첫 챔피언 등극을 달성했다. 1998~1999시즌 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32연패, 2000~2001시즌 최하위였던 동양의 챔피언 등극은 스포츠계 '빅뉴스'였다.

당시 숱한 '스토리'의 정규 우승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역전 드라마로 일군 '챔피언 반지'는 선수 시절 전 감독에겐 유일한 '유물'이다. 이 챔프전에서 조 감독은 7경기 평균 11.1득점, 3.1리바운드를 기록한 전 감독에 맞서 평균 15.9득점, 3.9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분루를 삼켜야 했다.

2001~2002시즌 대구 동양과의 챔피언결정전 당시 서울 SK에서 뛰던 조상현 감독. 스포츠조선 DB

2001~2002시즌 대구 동양과의 챔피언결정전 당시 서울 SK에서 뛰던 조상현 감독. 스포츠조선 DB



공교롭게도 당시 챔프전에서 동양이 이겼을 때 두 자릿수 점수차, SK가 승리할 때는 박빙의 점수차였다. 올 시즌에도 SK는 3차전(63대80)을 제외하고, 1, 2차전 박빙으로 패한 대신 4, 5차전 대승했다.

전 감독은 SK에서 지도자로 변신해 처음 맞이한 챔프전서도 짜릿한 뒤집기 신화를 만든 적이 있다. 문경은 전 감독을 보좌해 수석코치를 맡던 2017~2018시즌, 원주 DB와의 챔피언결정전이 그랬다. SK는 1, 2차전 연패를 당했다. 당시 1, 2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90%에 달했다. 2017~2018시즌 이전까지 총 10회 사례 가운데 1997~1998시즌 대전 현대(현 KCC)의 우승(2연패-2연승-1패-2연승)이 유일했다. 주변에서 사실상 '끝난 게임'이라 여겼지만 SK는 기적같은 4연승을 달리며 정상에 등극, 20년 만에 역대 '유이'한 희귀 사례를 만들었다.

2004~2005시즌 SK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전 감독과 조 감독의 챔프전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플레이오프서는 2022~2023시즌 4강전에서 지도자로 처음 만나 전 감독이 3연승으로 이겼다. 이후 전 감독은 안양 정관장과의 챔프전에서 5차전까지 3승2패로 앞서다가 2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여기서 큰 차이점은 열세(2승3패, 2연패)에서 뒤집은 과거 추억과 달리 우세로 가면 당했다는 것이다. 올 시즌은 5차전 현재 열세다. '뒤집기 달인' 전 감독이 이번 챔프전서도 묵혀뒀던 '기술'을 발휘할지, 또다른 관전포인트다. 그는 "6차전 창원체육관을 도서관으로 만들어놓고 오겠다"며 뒤집기를 예고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