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한은보다 0.7%P ↓
주요 기관의 2025년 성장률 전망치/그래픽=이지혜 |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으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측이다.
KDI는 14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하며 기존(1.6%) 대비 반토막 냈다.
정부(1.8%)와 한국은행(1.5%)은 물론 주요 국제기관 전망치보다 낮다. 가장 최근에는 IMF(국제통화기금)가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하향 조정했는데 KDI는 이보다 낮은 성장률 전망을 제시했다.
KDI가 내놓은 전망치는 지난달 말 JP모건, 씨티,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인 0.8%와 같은 수준이다. 보통 KDI가 IB들보다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KDI가 바라보는 올해 한국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암울하단 해석이 가능하다.
KDI는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요인으로 통상 여건 악화, 건설업 부진, 소비심리 악화를 꼽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4월부터 미국의 관세인상이 본격화되고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졌는데 (관세인상은)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내수에도 일부 부정적으로 파급됐다"며 "또 대내적으로 정국 불안 해소가 조금 늦게된 측면 등으로 소비심리 회복도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KDI는 구체적으로 통상환경 악화 및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올해 상품수출(물량 기준)이 0.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총수출이 0.3%로 증가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전망도 암울하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1.1%에 그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4.2%)는 지난해(-3.0%)에 이어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는 경기 둔화 및 유가 하락에 따라 올해 1.7% 상승을 점쳤다.
KDI는 위축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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