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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포)=윤진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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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재민과 어정원 경기 후 충돌 장면. 중계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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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재민과 어정원 경기 후 충돌 장면. 중계화면 캡쳐 |
[김포=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4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김포와 포항과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이 끝난 뒤 양팀 선수단이 모두 경기장으로 우르르 달려나오는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벤치 클리어링의 원인은 김포 공격수 제갈재민과 포항 수비수 어정원의 '충돌'이다. 두 선수는 김포의 2대1 승리로 끝난 경기를 마치고 나란히 퇴장을 당했다. 양팀 선수, 스태프가 두 선수를 떨어뜨려 놓은 이후에야 사태가 잠잠해졌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질문에 "그런 해동을 하면 안 된다. 이긴 팀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내가 듣기론 그 선수가 어정원에게 침을 뱉었다. 이유없이 말이다. 그 선수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해선 안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팀(김포)에서 잘 조치하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패한 팀 선수의 어깨를 두드리고 격려해줘도 모자를 판에….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선수 다 퇴장을 당했다. 어정원은 침을 맞고 나서 상대를 밀쳤기 때문에 퇴장이라고 한다. 만약 코리아컵이 계속 이어진다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패배한 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선수 교육차원에서 엄격하게 지적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고정운 김포 감독은 "포항 선수들에게 들어보니 제갈재민이 침을 뱉었다고 한다. 김포엔 어린 팬들이 많이 온다. 그게 사실이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내부 징계를 예고했다.
김포 구단 관계자는 "어정원이 먼저 욕을 했고, 그 다음 제갈재민이 침을 뱉었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경기 중 제갈재민이 다리에 걸려 넘어진 다음부터 욕을 하기 시작했고, 두 차례에 걸쳐 침을 뱉었다고 들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는 가까이 다가와 고함을 질렀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제갈재민측은 어정원이 먼저 경기 중 제갈재민의 발목을 밟고서 욕을 해 감정이 격해졌으며, 제갈재민이 침을 뱉은 대상은 상대 선수가 아니라 바닥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포항과 김포 구단은 경기 영상 등을 통해 각자 명확하게 해당건을 파악한 뒤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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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한편, 김포는 이날 전반 22초 안창민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10분 어정원에게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내줬지만, 전반 39분 '포항 출신' 채프먼의 헤더 득점으로 다시 앞서나갔다. 후반 상대의 일방적인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포는 2년 연속 코리아컵 8강 진출에 골인했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제갈재민은 이날 후반 34분 플라나와 교체투입된 이후 상대 프리킥 상황에서 김동진 강민준 등과 한 차례 거센 신경전을 벌였다. 그 이후 역습 상황에서 어정원과 충돌이 발생했다.
2023년 서울, 2024년 전북에 이어 포항까지 잡아낸 '자이언트 킬러' 고정운 감독은 '자이언트 킬링' 별명에 대해 "기분이 좋다. 1부 팀을 이기는 것만큼 동기부여가 강하게 작용하는 건 없다. 베스트 멤버에 가까운 상대팀에 승리해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고, 침체된 팀 분위기가 올라갈 것 같다. 오늘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성장하고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미소지었다.
고정운 김포 감독은 "홈 승률이 저조했는데, 1부 구단인 포항을 이긴 걸 계기로 조금 침체한 팀 분위기가 올라갈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3년 연속 자이언트 킬링에 성공한 비결에 대해선 "마음을 비워서"라고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박태하 감독은 "축구는 결국 골을 많이 넣어야 하는 경기다. 나쁜 경기는 아니었지만, 골 결정력에서 차이가 있었다"며 "두 골 모두 집중력 결여에서 비롯됐다. 훈련과 소통을 통해 그런 실점을 최대한 줄일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코리아컵 일정이 없어 허전할 것 같지만, 리그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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