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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고용 보릿고개…취업자 12만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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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고용 보릿고개…취업자 12만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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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여 만에 최대 폭 감소

전체 취업자 19만명 늘었지만
제조업, 미 관세 정책 ‘직격타’
해외 이전 늘어 고용 더 줄듯

건설업도 전년비 15만명 급감
청년층 고용률 0.9%P 떨어져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6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국내 제조업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가 겹친 탓이다.

향후 한·미 관세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동차, 자동차 부품, 반도체 등 제조업 주요 수출 품목에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제조업 취업자 수는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2만4000명 줄어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6년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째 전년보다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 폭도 1월 5만6000명, 2월 7만4000명, 3월 11만2000명, 4월 12만4000명을 기록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미 수출이 휘청이면서 고용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와 기본관세 10%가 본격적으로 부과된 지난달 대미 수출은 전년과 비교해 6.8% 급감했다. 관세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 수출이 각각 3.8%, 7.1% 줄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제조 대기업의 ‘엑소더스’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현대제철이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80%가 넘는 한국지엠도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철수설이 돌고 있다. 관세 영향이 장기화할수록 해외 이전 기업이 늘어나고, 국내 고용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기준 445만5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57만6000명)의 약 15.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기후위기 등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데다 관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향후에도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공동화에 따른 생산 감소, 제조업 수출 부진 등이 이어지면 올해 0%대 성장이 예상되는 한국 경제 회복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

제조업뿐 아니라 건설·청년층 고용도 부진이 계속됐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15만명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 폭은 전월(-18만5000명)보다 다소 줄었으나 12개월째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2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7만9000명 줄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한 45.3%를 기록했다. 4월 기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전체 취업자 수는 2888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9만4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4개월째 10만명대 증가세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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