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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김은지에 반격…‘2025 닥터지’배 우승컵 주인은 최종국서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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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김은지에 반격…‘2025 닥터지’배 우승컵 주인은 최종국서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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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9단, 중반 무렵 상대방 미생마 추궁…승세
김 9단, 실리에 치중한 나머지 주도권 내줘
15일 우승 결정될 3차전 전망은 ‘백중세’


14일 경기 성남시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닥터지(Dr.G) 여자최고기사결정전’(우승상금 4,000만 원) 결승 2차전에서 국내 여자 프로 바둑 랭킹 2위인 최정 9단이 1위인 김은지 9단에게 승리했다. 앞선 1차전에서 패했던 최 9단이 이날 2차전에서 승리하면서 대회 우승컵 주인은 15일 최종 3차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국기원 제공

14일 경기 성남시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닥터지(Dr.G) 여자최고기사결정전’(우승상금 4,000만 원) 결승 2차전에서 국내 여자 프로 바둑 랭킹 2위인 최정 9단이 1위인 김은지 9단에게 승리했다. 앞선 1차전에서 패했던 최 9단이 이날 2차전에서 승리하면서 대회 우승컵 주인은 15일 최종 3차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국기원 제공


국내 여자 프로 바둑 랭킹 1, 2위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2025 닥터지(Dr.G) 여자최고기사결정전’(우승상금 4,000만 원·3판2승제) 우승컵의 주인공은 결국 최종국인 3차전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최정(29·5월 기준 2위) 9단은 14일 경기 성남시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닥터지’배 결승 2차전에서 김은지(17·1위) 9단을 209수 만에 따돌렸다. 최 9단은 앞선 12일 벌어졌던 이 대회 결승 1국에서 패했지만 이날 승리로 균형을 맞췄다.

‘2025 닥터지’배 결승 2차전은 초반부터 살얼음판으로 흘렀다. 실제 우하귀와 좌하귀에서 착실한 실리(집)를 챙긴 김 9단과 중앙에 두꺼운 세력을 형성한 최 9단이 팽팽하게 맞섰다. 그렇게 형성됐던 판세는 중반 무렵, 최 9단에게 기울었다. 김 9단에게 집은 내줬지만 이 가운데 파생된 상대 중앙 미생마에 대한 최 9단의 파상적인 공격이 주효, 단숨에 주도권까지 가져오면서다. 최 9단은 이 과정에서 김 9단의 우하귀와 좌하귀 실리에 대적할 만한 우변 집도 확보했다. 당시 90% 이상의 인공지능(AI) 승률 그래프 또한 최 9단에게 향했고 치열했던 두 선수의 승부도 사실상 결정됐다. 패배를 직감한 김 9단이 대국 종반엔 상대 진영인 우하귀와 우변에서 마지막 반전도 꾀했지만, 최 9단의 방어막에 막히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이날 대국까지 포함한 두 선수의 상대전적에선 최 9단이 김 9단에게 17승7패로 우위를 유지했다.

이날 대국에 앞서 바둑계 안팎에서 제기된 전망은 호각세였다. 1국을 완승한 김 9단의 기세가 무서웠지만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33개의 우승 트로피(세계대회 우승컵 10개 포함)를 수집, 국내외 여자 바둑계에선 절대지존으로 군림했던 최 9단의 관록도 상당했던 터였다.

‘2025 닥터지(Dr.G)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대회 개요. K바둑 유튜브 캡처

‘2025 닥터지(Dr.G)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대회 개요. K바둑 유튜브 캡처


최 9단은 대국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2차전은 초반부터 괜찮았던 것 같았지만 중반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며 “결승 3국은 최대한 제 바둑 스타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바둑전문채널인 K바둑에서 이날 대국을 해설한 박경근(33) 6단은 “’2025 닥터지’배 결승 2차전은 김 9단이 주도권을 가졌던 1차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며 “기세가 올랐던 김 9단의 상승세를 최 9단이 누르면서 최종 3차전은 한층 더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K여자 바둑계의 신구 권력 쟁탈전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자리할 ‘2025 닥터지’배 결승 3차전은 15일에 열릴 예정이다.

허재경 선임기자 rick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