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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부실 원인...업황 저하·경쟁력 약화·재무부담·투자금 회수"

필드뉴스 유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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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부실 원인...업황 저하·경쟁력 약화·재무부담·투자금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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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전경 [사진 = 연합뉴스]


[필드뉴스 = 유호석 기자] 홈플러스의 부실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비우호적인 업황, 약화된 사업경쟁력, 과중한 재무부담,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의 투자금 회수 전략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14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최근 발간한 '2025년 1분기 부도기업 분석' 에 수록된 홈플러스 부도기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주요 부실 원인으로 총 4가지가 요약된다.

국내 대형마트의 비우호적인 업황 지속(산업위험) 지속된 점포 정리와 제한된 투자로 인해 과거 대비 약화된 사업경쟁력(영업위험) 장기간 영업적자가 지속됐고, 현금창충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재무위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의 투자금 회수전략(기타위험) 등이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다. 지난 2015년 10월 MBK파트너스가 테스코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00%를 인수하며 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는 MBK가 홈플러스의 인수 목적으로 설립한 한국리테일투자주식회사 등이 직접 지배 중이다.

한신평이 지목한 홈플러스의 첫번째 부실 원인은 업황 저하다. 2010년대 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신규 출점 제한 등을 겪게 되면서 전성기를 누렸던 대형마트 업황이 하락 반전됐다.


이후 온라인 채널 고성장에 따른 여파가 대형마트 부문에 고스란히 나타났으며,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근거리·소량구매 패턴 고착화는 대형마트에 대한 매력도를 한층 저하시켰다. 국내 대형마트 산업은 주요 소매유통업태 중 유일하게 10년 연평균 실질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부문이다.

업황 저하로 인해 대형마트의 유통 교섭력이 약화됐고, 마진이 줄고 비용부담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의 하방 압력이 강해졌다. 이커머스가 성장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유통브랜드 간의 경쟁이 심화된 점도 홈플러스에는 부담이 됐다.

두번째는 영업 위험이다. 홈플러스는 이마트, 롯데쇼핑(롯데마트)과 함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시장 지위는 우수하지만 매출은 저성장 혹은 역성장을 반복했다. 온라인 소비 확대와 근거리·소량 구매행태 고착화 등 가계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업황 부진과 지속된 점포 매각, 제한적 설비투자로 인한 자체 경쟁력 저하 등이 외형 성장을 제약해서다.


홈플러스는 영업활동 효율화, 점포 리뉴얼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추진했지만, 부진한 업황 지속과 대형마트 시장 내 사업경쟁력이 과거 대비 약화된 상황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집객력 및 매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재무위험이 세번째다. 2015년 10월 대주주가 MBK로 변경하던 당시 지분인수 금액의 상당부분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홈플러스와 구 홈플러스스토어즈가 실질적으로 상환 의무를 부담했다.

홈플러스는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과 보유점포 매각(세일즈 앤 리스백 포함)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인수금융 상환에 우선적으로 사용했고, 자체사업을 위한 자본적 지출(CAPEX)은 제한적 수준에서 이뤄졌다. 여기에 운영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순차입금은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6조4000억원(상환전환우선주·RCPS 및 리스부채 포함) 내외로 2020년 2월말과 비교하면 1조4000억원이 줄었다.


그럼에도 실질적 재무안전성은 개선되지 못했다. 영업현금창출력이 감소하면서 임차료와 이자비용에 대응하기에도 크게 부족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마지막으로 MBK와 같은 대형 사모펀드를 '기타위험'으로 분류했다. 사실상 현 홈플러스의 대주주를 부실 원인으로 지목한 셈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자본차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및 투자금 회수 전략을 활용하며, 투자대상업체의 사업·재무적 특성, 투자금 회수를 시도하는 시점의 제반 여건, 펀드 만기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구체적인 자본 회수 방안을 결정한다.

홈플러스는 MBK의 인수 시점부터 4조3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과 RCPS(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 7000억원 등에 대한 실질적 상환의무를 부담했다. 이에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인수금융 차입금 분할상환 및 금융비용 부담에 대응해 제한적 수준의 CAPEX 투자를 집행하면서 보유 점포 매각을 지속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시장 내 자체 경쟁력 약화와 임차료 부담(리스부채) 확대가 이익창출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는 것이 한신평의 지적이다.

한신평은 "사모펀드가 평가대상업체의 경영권을 보유한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모펀드의 기업가치 제고 및 투자금 회수 전략은 평가대상업체의 사업·재무적 안정성과 신용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인수대상기업에 인수금융 상환 부담을 전가하고, 자산매각 등을 통해 인수금융 상환 및 투자금 조기 회수에 주력하는 경우 인수대상기업의 재무안전성과 경영 전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본원적인 재무정책과 이에 따른 잠재적 재무리스크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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