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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니로, 칸에서 상 받으며 트럼프 직격 "속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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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니로, 칸에서 상 받으며 트럼프 직격 "속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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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로, 칸에서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
'문화 지원 축소' '해외 영화 관세' 거론하며
"이런 공격, 용납 못 해" 트럼프 강력 비판"


미국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13일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칸=UPI 연합뉴스

미국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13일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칸=UPI 연합뉴스


미국 배우 로버트 드니로(82)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예술 관련 지원은 축소하고 외국 제작 영화에는 관세를 매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속물"이라고 칭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드니로는 이날 프랑스 칸에서 열린 7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세계 영화계에 업적을 남긴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무대에 오른 드니로는 "미국은 한때 당연하게 여겼던 민주주의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작심 비판을 시작했다. "예술은 진실이다. 예술은 다양성을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은 전세계 독재자와 파시스트에게 위협이 된다. 미국의 '속물 대통령'(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최고 문화기관 중 한 곳(케네디 센터) 수장으로 자신을 임명했다. 예술, 인문학, 교육에 대한 자금과 지원을 줄였다. 이제는 미국 바깥에서 제작되는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창의성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지만 관세는 매길 수 있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 정책에 이렇게 날을 세운 미국 배우는 드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하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영화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발칵 뒤집힌 지 약 열흘 만에 칸 국제영화제가 개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겨냥해 비판한 이는 사실상 드니로가 유일하다. 그는 "(문화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가만히 지켜볼 것이 아니라 비폭력적이면서도 열정적이고 결단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상자로 나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드니로에 대해 "말이 많지는 않지만 말을 할 때는 중요한 말을 한다"며 "친구, 가족,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영화와 예술을 지원하는 일에서 그는 항상 곁에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