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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각) 한미경제연구소(KEI)가 ‘2025 해외직접투자와 무역에 대한 미국 대중 인식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보고서 저자인 J.제임스 킴 연구소 대외협력·여론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한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보여주는 투자 활동의 ‘가시성’이 미국 대중의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호감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인들은 중국과 러시아 등 비민주국가 출신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경계심이 나타냈으며, 투자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제한이 필요하다고 봤다.
13일(현지시각) 한미경제연구소(KEI)가 발표한 ‘2025 해외직접투자와 무역에 대한 미국 대중 인식 보고서’를 보면 미국인들은 한국, 일본, 독일 등 미국의 동맹국 투자에 대해선 긍정 평가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투자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선이 뚜렷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56%는 한국의 투자가 미국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첨단 제조업 분야에 대한 투자에 대해선 57%가 좋다고 응답했다. 반면 중국의 투자에 대해선 각각 39%, 30%로 한국보다 낮았다. 일본 투자에 대해선 각각 64%, 69%가 긍정적이라고 답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보이는 투자’의 효과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이 사는 주(state)에서 한국 기업 투자가 활발하다고 느낀 응답자는 해외 투자를 제한 없이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5%로 높았다. 실질 투자 규모보다 '인지된 투자 수준'이 대중의 해외 투자에 대한 호감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국가별 인식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연구소는 응답자들에게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가상 인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해당 인수 거래를 허용해야 하는지를 질문했다. 그 결과, 한국 기업의 인수는 비민주국가 대비 반대 비율이 14%포인트 낮았으며, 일본은 17%포인트, 민주국가 일반은 20%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반면 러시아의 인수에 대해선 비민주국가 평균 대비 반대 여론이 5%포인트 높았다. 연구소는 “단순히 투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대중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며 “기업과 정부는 투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역과 관세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미국인은 전반적으로 무역 확대를 지지하면서도 높은 관세 부과에도 상당한 지지를 보내는 모순된 입장을 보였다. 예컨대, 무역 확대에 찬성한 응답자는 74%였지만, 관세 인상에 찬성하거나 현상 유지를 원하는 비율도 60%를 넘었다.
이러한 모순은 정당 지지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지지자는 자유무역을 선호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는 보호무역과 관세 인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교육 수준과 소득이 높을수록 무역과 외국인 투자를 더 지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연구소와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가 공동으로 미국 내 주요 10개 주에 거주하는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애리조나, 아칸소, 플로리다, 조지아, 미시간, 뉴욕, 테네시, 텍사스, 워싱턴, 위스콘신 등 10개 주에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8.21%포인트이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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