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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손 들어준 법원…'급발진 의심 소송' 도현이 유족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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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손 들어준 법원…'급발진 의심 소송' 도현이 유족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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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22년 강릉에서 일어난 급발진 의심 사고, 유족이 제기한 민사 소송의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1심 법원은 제조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운전자인 할머니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은 것으로 보인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티볼리 에어 승용차가 앞선 경차를 들이받습니다.

굉음과 흰 연기를 내며 계속 달립니다.


[이게 안 돼. 도현아, 도현아, 도현아!]

600m를 더 달린 차는 4차선 도로를 뛰어넘어 수로에 떨어집니다.

뒷자리에 탄 당시 12살 이도현 군이 숨졌습니다.


유가족은 자동차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자 제어장치 ECU 결함으로 난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기계적 결함이 없고,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은 거로 봤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운전자인 도현이 할머니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운전자 과실이 아니라고 본 건데, 이에 힘입어 도현이 가족은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 소송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국내 최초로 실제 사고 현장에서 같은 연식 자동차로 재연 시험을 했습니다.

사고 차 블랙박스 정밀 음향분석 감정, 자동 긴급 제동장치 작동 재연 시험 등도 이어졌습니다.

실행에 옮기고 비용을 부담하는 모든 일은 가족의 몫이었습니다.

차량 결함 원인을 소비자가 입증하게 한 '제조물 책임법' 때문입니다.

2년 넘는 긴 재판 끝에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도현이 가족의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운전자가 제동 페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거로 보여, ECU 결함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한 재연 시험 결과도 실제 상황과 차이가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지만 마치 벽 같은 현실 앞에서 가족은 무너졌습니다.

[이상훈/고 이도현 군 아버지 : 제조사는 침묵으로 진실을 숨기고, 국가는 외면으로 방조하며, 법은 기업 편에 섭니다. 국민을 지키는 법이 왜 존재하지 않습니까?]

도현이 가족은 이번 판결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박용길 / 영상편집 구영철]

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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