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후보 연일 여성, 노동 맞춤 행보
차별금지법 등 사회적 이슈에도 목소리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진보 정당 간판으로 출마한 유일 후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일찌감치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우클릭으로 왼쪽 진영의 진보 의제에 소홀한 사이, 여성과 노동 공약을 내세우며 선명성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불법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이 같은 전략이 제대로 통할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권 후보는 13일 성신여대입구역 앞 유세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학교와 부딪치고 있는 동덕여대 학생들을 만났다. 그는 "저 권영국은 페미니스트"라면서 "여성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나라, 성별 고정관념으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운 나라, 성적 지향으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꿈꾼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유일하게 여성 공약을 별도로 발표했다. 여성가족부를 부총리급 '성평등부'로 격상하고 성 평등을 모든 정책의 기조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비동의 강간죄와 낙태죄 대체 입법 추진, 여성 후보 공천 비율 의무화를 약속했다. 이는 젠더 갈등을 의식해 여성 관련 공약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재명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대조적인 행보다.
차별금지법 등 사회적 이슈에도 목소리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인근에서 선거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진보 정당 간판으로 출마한 유일 후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일찌감치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우클릭으로 왼쪽 진영의 진보 의제에 소홀한 사이, 여성과 노동 공약을 내세우며 선명성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불법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이 같은 전략이 제대로 통할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권 후보는 13일 성신여대입구역 앞 유세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학교와 부딪치고 있는 동덕여대 학생들을 만났다. 그는 "저 권영국은 페미니스트"라면서 "여성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나라, 성별 고정관념으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운 나라, 성적 지향으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꿈꾼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유일하게 여성 공약을 별도로 발표했다. 여성가족부를 부총리급 '성평등부'로 격상하고 성 평등을 모든 정책의 기조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비동의 강간죄와 낙태죄 대체 입법 추진, 여성 후보 공천 비율 의무화를 약속했다. 이는 젠더 갈등을 의식해 여성 관련 공약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재명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대조적인 행보다.
노동 맞춤형 행보도 이어갔다. 권 후보는 전날 고공농성에 나선 노동자들을 만났다. 이날은 봉제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근로기준법에 적용되지 않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문정은 민주노동당 수석대변인은 "거대 양당이 똑같은 정책들을 내고 광장의 목소리에 외면하고 있는데 우리가 이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권 후보의 득표율은 우리 사회에서 진보 진영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지표나 마찬가지다.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민주사회당 등은 후보를 내지 않았고 진보당은 민주당과 단일화를 한 상태다. 역대 진보 정당 후보가 대선에서 받은 최고 득표율은 2017년 대선 당시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6.17%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대선에서 여성계, 노동계뿐 아니라 시민단체들을 규합해 진보 진영의 파이를 최대치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민주당이 양대 노총의 일부 노조들과 연대하며 노동계 표심을 일부 흡수한 데다 재벌개혁, 성평등 이슈가 부각됐던 2017년과 달리 이번 대선은 내란 종식이라는 정치 의제가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박경미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 유권자 층이 줄었다기보다는 비상계엄으로 우리 사회 체제가 위협받는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것 같다"면서 "진보층에서도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훨씬 더 강해져 진보적인 정책을 내는 정당을 찍기보다는 압도적인 승리를 할 수 있는 정당을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