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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요구, 도리 아냐” 계엄 사과한다며 윤석열 못 놓는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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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요구, 도리 아냐” 계엄 사과한다며 윤석열 못 놓는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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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층 표심 의식 발언에 당내 “고의 패배할 건가” 반발
여론조사 58.4% “탈당 동의”…절연 요구 더 거세질 듯
자갈치시장서 유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유세를 하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자갈치시장서 유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유세를 하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 “그건 본인의 뜻”이라며 “당이 대통령보고 탈당하라 말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외연 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탈당시켜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극우층을 의식한 듯한 발언에 당내에서는 “고의 패배하려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왔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만약 윤 전 대통령이 잘못한 점이 있다고 판단해서 탈당하라 한다면 우리 당도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책임에서 면책될 수 없게 되고, 도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 등 당내 일각에서 요구하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지 않고 있는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전 대통령 출당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을 절연하고, 자유통일당 등 극단주의자들을 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극우층 표심을 의식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전날 12·3 불법계엄에 대해 “계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극우층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구주와 자유통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입장문에서 “김문수 후보의 계엄 관련 사과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고 했다.

당내에선 김 후보가 ‘불법계엄은 사과,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은 반대’라는 기조를 유지하면 중도 확장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친한동훈계인 박상수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58.4%의 국민과 싸우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을 우리는 고의 패배라 부른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부터 출당하라”고 촉구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글로벌이코노믹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주장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58.4%로 나온 점을 인용한 것이다(여론조사 응답률은 6.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후보가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했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이 왜 윤석열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 하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이 민주주의에 대한 일말의 상식이라도 있는 정당이라면 윤석열이 비상계엄령을 내렸던 당일에 즉시 출당시켰어야 마땅하고, 조속한 탄핵에 동참했어야 정상”이라고 말했다.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거세질 당내의 윤 전 대통령 절연 목소리는 김 후보의 이 같은 기조 유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는 본인 재판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해야 된다”며 “(이번주) 목요일에 비대위원장에 정식 임명되면 (관련해서) 후보님이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김 후보 발언과 관련해 “여러 가지 당내의 컨센서스(합의)를 좀 도출해내서 국민 상식에 맞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광호·민서영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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