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철강 생산 세계 2위…“무역협정 협상에 악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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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 말미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철강 생산 세계 2위 국가인 인도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맞서 보복 준비에 나섰다.
13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일부 제품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인도 정부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해당한다”며 “인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WTO에 보낸 문서에서 주장했다.
인도는 WTO 규정을 들어 “미국산 제품에 대한 양허나 다른 의무를 정지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산 특정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밝혔다.
다만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일괄 부과했다.
철강 생산량이 연간 1억8000만t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인 인도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해왔다.
특히 이번 조치는 인도가 미국과 광범위한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인도를 “무역에 있어 매우 큰 악당”이라 부르며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인도는 미국을 상대로 연간 450억 달러(약 64조1000억원)에 이르는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무역 협정 체결과 미국산 무기 구매,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다.
미국은 90일 유예에 앞서 인도에 26%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가운데 양국 간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압박에 정면 대응을 자제하고 관세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인도가 돌연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보복 준비에 나선 셈이다.
인도 싱크탱크 글로벌 트레이드 이니셔티브의 아제이 스리바스타바는 “인도의 이번 조치는 매우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며 “보복 조치가 미국과의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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