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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이재명, 그의 삶과 정치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은 2002년 7월 초 어느 날 경기도 성남시의 한 아파트에 소포 한 상자가 배달됐다. 어린 두 아들과 살고 있던 김혜경(당시 36세)씨가 소포를 받아 들었다. 보낸 이의 주소는 성동구치소. 며칠 전 남편이 구속 수감된 곳이었다. 상자 안에는 몇 점 없는 남편의 소지품이 있었다. 온 세상이 뿌옇게 번지더니 다리에 힘이 풀렸다. 바닥에 주저앉은 그는 남편의 소지품을 안고 한참을 울었다.
김씨는 제정신이 돌아올 때쯤 남편의 소지품을 하나 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지갑이 눈에 띄었다. 1991년 결혼 직후 우연히 본 남편의 지갑 속에는 박종철 열사의 가족들이 울고 있는 보도사진이 들어있었다. 김씨는 당시 “왜 이런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냐”며 핀잔을 줬던 기억이 떠올랐다. 남편이 왜 그 사진을 품 속에 지니고 다니는지 모를 리 없었지만, 남편은 아내 말에 그 즉시 사진을 빼서 앨범에 보관했다. 기억 속 미안함이 다시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 우리 네 가족 사진이 들어있으려나. 아니면 내 사진? "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지갑을 연 김씨는 지갑 속 사진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 이게 뭐지?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결혼 초기 아들을 안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재명 캠프 제공 |
사진은 분명 가족사진이었는데, ‘우리 가족’은 아니었다.
" 하, 참…. 내가 이 사람하고 계속 살아야 하나. " 편한 변호사의 길을 두고 시민운동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한 남편이었다. 기득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며 매번 강한 상대와 싸웠고, 결국 검사 사칭을 공모했다는 혐의로 수배를 받곤 도피생활을 하다 구속까지 됐다. 집에 일찍 들어오는 날은 없다시피했다. 집에 걸려오는 협박전화는 수시로 김씨를 괴롭했다. 그 중에서도 “애들 조심시켜라”는 협박은 견디기 어려웠다. 생명의 위협 속에 남편은 총기 소지 허가를 받아 6연발 가스총을 갖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본 남편의 지갑 속 사진은 그를 끝 모를 절망감에 빠뜨렸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혜경 “하…이혼해야 하나” 이재명 지갑 속 사진 뭐길래 [이재명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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