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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붙은 사무실 임대 공고문. 연합뉴스 |
오피스와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경기 위축 여파로 침체된 가운데 서울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을 두고 공공기관과 민간업체에서 내놓는 통계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기관별 조사 대상과 조사 방식의 차이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13일 상업용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의 ‘1분기 오피스시장 보고서’를 보면, 3월 서울시 전체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3.16%로 지난 2022년 3월(3.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또 올해 1월 2.83%, 2월 3.06%에 이은 3개월 연속 상승세다.
권역별로 보면, 도심권역(CBD)의 공실률이 3.35%로 전월 대비 0.31%포인트 상승했고 강남권역(GBD)은 3.34%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여의도권(YBD)은 2.34%로 0.07%포인트 낮아졌다. 도심권역의 공실률 상승 폭이 유독 컸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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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민간업체인 알스퀘어의 1분기 오피스시장 분석 보고서는 도심권역(3.1%→4.1%), 강남권역(3.2%→4.5%), 여의도권역(1.3%→3.0%) 모두 전 분기 대비 올해 1분기 공실률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이에 반해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서는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이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1분기 공실률은 5.2%로 전 분기보다 0.4%포인트 낮아졌는데, 특히 도심권(7.5%) 공실률은 전 분기(9.6%)에 견줘 2.1%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대로 강남권과 여의도·마포 지역 공실률은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격차는 조사 대상 오피스빌딩과 조사 방식 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의 경우 전국 16개 시·도 824개(6층 이상) 빌딩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하고 있다. 부동산원 소속 전문조사자가 현장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민간업체들은 보유한 빌딩 데이터에 기반해 전화·설문 방식으로 전수 조사하는 게 통상적이다. 다만, 알스퀘어의 경우 서울과 분당(판교)의 연면적 3300㎡ 이상 오피스빌딩 945개 동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피스 공실률은 조사 기관별로 통계적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시계열상으로도 다른 흐름이 생길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원은 표본을 정해 같은 빌딩의 공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나 민간업체는 공실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신축 오피스까지 전수 조사하기에 공실률 차이가 발생하곤 한다”면서 “리모델링 등이 진행될 경우 공실률이 높아지는 등 변수도 있어, 한 두 분기의 공실률 등락보다는 1년 정도의 긴 시계열로 시장 상황을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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