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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장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지난 7일(현지시각) FOMC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12일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상대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큰폭 낮추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뒤,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 전망을 멀리 뒤로 늦추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약해져,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릴 필요성이 줄었다고 보는 까닭이다. 2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여는 한국은행도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내리겠지만, 이후 추가 인하에 신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합의는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약화가 불지핀 ‘탈달러’에 제동을 걸었다. 뉴욕 증시의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고, 달러지수가 상승했다. 금값은 떨어졌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잘 반영하는 2년만기 국채 금리가 전날보다 0.07%포인트 오르며(채권값은 하락) 연 4.01%에 거래를 마친 것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4월2일(3.86%) 이후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던 금리가 4%대로 다시 올라섰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금리 인하에 계속 신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7일 이후 상승폭이 0.25%포인트다.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도 연 4.37%로 0.08%포인트 올랐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이날 아일랜드에서 열린 경제 심포지엄에서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잠정 인하하기로 한 것을 두고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는 여전히 예상하고 있지만 그 정도는 이전보다 덜할 것”이라며 “통화완화 정책을 동원할 필요성도 그만큼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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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선물시장에선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전망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의 전망을 확률로 표시한 페드워치(FedWatch) 자료를 보면 6월17∼18일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은 13일 오후 3시(한국시각) 11%대에 머문다. 7월 회의(29∼30일) 회의에서 동결할 확률도 일주일 전 21.9%에서 60.1%로 올랐다. 그동안 연준이 올해 3∼4차례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보던 투자자들이 ‘9월 이후 0.25%씩 두 차례만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을 바꾼 것이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의 연말 금리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와 같아졌다.
한국은행은 5월2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채권 분석가들 사이에선 한은이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를 이번에 내릴 것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추가 인하에는 신중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케이비(KB)증권 임재균 채권분석가는 13일 보고서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의 하방 압력도 다소 완화돼, 5월 회의에서 인하한 뒤 추가 인하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2.37%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린 까닭으로 풀이된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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