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킬링시저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권력은 또다른 권력으로 이어진다"
'킬링시저' 창작진과 배우들이 작품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전했다.
13일 오후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연극 '킬링시저'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출가 김정, 작가 오세혁을 비롯해 김준원·손호준(시저 役), 양지원(카시우스/안토니우스 役), 유승호(브루터스 役)가 참석했다.
연극 '킬링시저'(제작: 토브씨어터컴퍼니)는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를 원작으로 한다. 공화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벌어진 시저 암살이 결국 또 다른 독재자를 탄생시킨 아이러니를 현대극으로 재창작한 작품.
◆무겁지만 화려한 미감
이날 현장에서는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을 선보였는데, 시작 전부터 무대는 음산한 분위기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단순히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공포영화를 보는 듯 불안함을 고조시키는 배경음악, 검붉은 조명과 그림자가 무대를 채울 땐 마치 흩뿌려진 피처럼 잔상이 남아 계속해 관객들을 불편하게한다.
그러나 무섭지만 아름답다. 코러스 배우들의 유려한 안무가 시선을 쫓게 만들고 색다름을 더한다. 특히 엔딩에서는 죽음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시각적 황홀함이 무대에 쏟아져 이질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정 연출은 "이 무대에 올려진 모든 사람들, 구조물, 빛, 소리가 구조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 생각한다. 끔찍한 이야기일 수록 아름다워야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 이야기에만 편승해 얘기만 하다 끝나는 것도 아니고 끔찍함을 재연하고자 한 게 아니라 어떻게 아름답게 비명을 지를까, 자극적인 것이 많은 시대에서 좀 더 수준 높은 연출을 보여주고 싶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매체와 또다른 연극의 매력
연극의 매력과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승호는 "기존 매체와 달리 하나의 대본을 갖고 60회 이상의 공연을 해야 하는데, '색다른 감정이 나올 수 있을까?' 쉽게 단정 지었던 거 같다. 오히려 하면 할수록 전혀 생각하지 못한 감정과 재미있는 장면이 나와서 흥미롭고 재미있더라"면서 매일매일이 새로운 연극의 매력을 전했다.
손호준은 "매체에선 연기는 다시 할 수 있다란 장점이 있다. 좀 더 완벽한 감정상태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연극에선 그럴 수 없기에 긴장되고 연습하게 되더라. 더 공부하게 만들고 더 성장하게 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연극은 바로 앞 관객들과 한 공간에서 호흡한다는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다. 항상 같은 장면을 한 연습실에서 매일 새로운 느낌과 새로운 장면을 '같이' 만들어 간다는 게 흥미롭다. 정말 떨리고 긴장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나면 또하고 싶다란 생각이 든다"면서 "이번 연극에서는 힘쓰는 부분이 많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 외에는 좋은 사람들과 만들어 즐거운 작업이었다"라며 연극의 매력을 전했다.
◆더블캐스팅, 1인3역. 다채로운 재미
손호준과 함께 시저를 연기하는 김준원은 "시저는 권력과 힘의 상징이라 생각해 거칠고 힘있게 발성과 표정을 주안을 뒀다. 후반에는 새로운 시스템이자 권력이기에 냉정하고 얼음 같은, '불과 얼음'으로 생각하며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무려 1인 3역을 맡은 양지원은 "처음엔 안토니우스와 카시우스 1인 2역이었는데 어떻게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창작진과 (상의해) 'X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보자' 했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를 만들어서 다양하게 보였으면 했다. 리허설을 할 때까지도 치열하게 상의하며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분장 같은 외적으로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지난 10일(토) 막을 올린 연극 '킬링시저'는 7월 20일(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