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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말레이 여객기 격추, 러시아 책임” 유엔 산하 기구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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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말레이 여객기 격추, 러시아 책임” 유엔 산하 기구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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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상공에서 러시아산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 17편 민항기의 잔해. 흐라보베/로이터 연합뉴스

2014년 7월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상공에서 러시아산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 17편 민항기의 잔해. 흐라보베/로이터 연합뉴스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기(MH17) 실종에 러시아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네덜란드와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항공기에 탑승했던 네덜란드인 196명과 오스트레일리아인 38명 등 총 298명의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고 결론지으며, 러시아의 배상 노력을 촉구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 이사회는 12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을 통해 2014년 7월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상공에서 격추됐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들이 당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확인되면서 러시아 소행으로 의심받았다. 이번 조사 결과도 추락한 항공기는 러시아제 부크(BUK) 미사일에 격추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 이런 러시아의 행위는 국제민간항공협약(제3조2) 위반에 해당한다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네덜란드 주장에 동의했다. 이 협약은 “모든 국가가 민간 항공기에 무기를 사용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는 내용으로 ‘시카고 협약’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는 “조사한 사실과 법률적 이유를 명시한 공식 결정 문서는 향후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3개국이 회원으로 있는 국제민간항공기구는 역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간의 분쟁에 대한 공식 판단을 내렸다. 2022년 네덜란드와 오스트레일리아가 러시아를 공동 제소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네덜란드와 오스트레일리아는 국제민간항공기구 이사회가 러시아에 배상금 협상을 시작하도록 명령하기를 원하고 있다. 카스파 벨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모든 희생자와 가족들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정의와 책임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은 2022년 11월 사고 가담 혐의를 물어 피고인이 재판에 나오지 않는 궐석재판에서 러시아 남성 2명과 우크라이나 남성 1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러시아는 이 사건 책임을 줄곧 부인해왔다. 유죄 판결을 받은 자국민 인도도 거부했다. 그러나 2023년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우크라이나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이 사건 발생 이후 8년여 조사 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친러시아 분리독립 반군들에게 미사일을 제공하도록 승인한 두 통의 전화 통화 등 러시아와 관련한 ‘강력한 징후’를 발견한 바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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