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조보아 '탄금', 한국의 멋 더한 미스터리 멜로 사극(종합)

한복, 패션보다 현실 고증에 더욱더 초점
12부작 '탄금', 오는 16일 첫 공개

김홍선 감독, 배우 박병은 엄지원 정가람 조보아 이재욱(왼쪽부터)이 넷플릭스 새 시리즈 '탄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미스터리 멜로 사극을 표방한 데 더해 한국의 미(美)를 담기 위해 한복과 곳곳의 풍경을 담았다. 감정선의 서사는 따라가되 보는 맛까지 더한 '탄금'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극본 김진아, 연출 김홍선) 제작발표회가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 신도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홍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재욱 조보아 정가람 엄지원 박병은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 분)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조보아 분)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담은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장다혜 작가의 인기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야 하는 고대 중국의 형벌을 뜻하는 제목처럼 주인공들에게 닥친 아름답고도 잔혹한 운명을 그린다.

소설책을 먼저 받아 한숨에 읽었다는 김홍선 감독은 "우리가 '운명'이라는 말들을 하지 않나.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자기 운명을 하나도 따라갈 수 없는 인물들"이라며 "그런 강력한 스토리가 연출을 맡게끔 이끌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탄금'은 금을 죽을 때까지 삼키게 하는 중국의 형벌이다. 김 감독은 작품명에 관해 "아름답고 좋은 금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좋을 수도 있지만, 죽을 때까지 삼켜야 한다는 건 잔인하지 않나. 작품 속 아름다운 주인공들의 서사를 표현하는 데 알맞은 단어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미스터리와 멜로 그리고 사극이라는 복합된 장르를 표방한다. 김 감독은 세 가지 장르를 각각 어떻게 극대화시키기 위해 연출에 주안점을 뒀을까.

김 감독은 "내가 생각한 가장 큰 주제 의식은 그리움이었다"며 "사람이 그리움에 사무치다 보면 원망이 되기도, 원한이 되기도, 사랑이 되기도 한다. 그런 복합적인 감정 우리 작품에도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에 김 감독은 "미스터리 구조와 사극 액션을 기본적으로 하되 이러한 감정선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배우 조보아(왼쪽)와 이재욱이 넷플릭스 '탄금'에서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끌리는 로맨스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넷플릭스

이재욱이 극 중 실종 전의 기억을 모두 잃고 비밀을 지닌 채 돌아온 홍랑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끈다.

이재욱은 "홍랑이 진짜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은 초반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나아가 주요 인물이 후반부에도 나오는데 왜 아이들이 실종되는지 실종된 아이들과 홍랑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지켜봐 줘도 좋을 것 같다"고 홍랑을 중심으로 한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작품은 이재욱이 '환혼' 이후 다시 한번 한복을 입고 액션을 한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욱은 "'환혼' 속 장욱과 '탄금' 속 홍랑은 성질이 아예 다른 인물"이라며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도 혼란이 되지 않게끔 준비를 많이 했으니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조보아가 돌아온 홍랑을 가짜라고 의심하면서도 그에게 점차 빠져드는 이복누이 재이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조보아는 재이에 관해 "유일한 가족이라고 생각한 홍랑이 실종되면서 내내 홍랑만 찾는 그리움 가득한 인물"이라며 "12년 만에 나타난 홍랑의 진위를 가리는 중에 처음 느끼는 새로운 감정에 휩싸인다"고 소개했다.

'탄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각자의 비밀을 지닌 채 의뭉스러운 구석이 있다. 하지만 재이의 경우 이들과 달리 홍랑을 의심하는 감정 등을 투명하게 비친다. 동시에 여러 캐릭터와 모두 연관된 만큼 관계의 중심에서 어떻게 톤을 맞추고자 했을까.

조보아는 "먼저 어린 시절 홍랑과 12년 만에 나타난 홍랑을 대하는 감정이 철저하게 분리하려고 했다"며 "가족으로서의 홍랑과 나도 모르게 끌리는 남자로서의 홍랑을 대하는 두 가지 감정을 나눈다는 게 어렵게 느껴지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또한 나만 바라보는 오라버니 무진(정가람 분), 날 억압하는 민연의(엄지원 분), 아버지이지만 아버지 같지 않은 심열국(박병은 분) 사이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과 느낌이 그대로 보일 수 있게끔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홍랑과 재이의 미묘한 관계성은 '탄금'의 주된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이에 두 사람은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끌리는 포인트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야 했다.

이재욱은 "리허설 때부터 날카로운 기류가 있었다. 재이는 12년 동안 동생을 찾았기 때문에 예민할 것이고, 홍랑 또한 모두를 설득시켜야 하기 때문에 예민했을 것 같다"고 자연스럽게 미묘한 감정선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홍랑의 입장에서는 시선 끝에 항상 재이가 있다. 억압된 환경에 놓인 재이에 대한 동정을 느끼고 연민을 느끼는 부분이 가면 갈수록 부각되는 것 같다"며 "다만 더 드러내도 안 됐고 대놓고 보여줘서도 안 되는 감정들이었다. 이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배우 박병은 엄지원 정가람 조보아 이재욱(왼쪽부터)이 넷플릭스 새 시리즈 '탄금'으로 호흡을 맞추며 한복의 멋 등을 전 세계에 전달한다. /넷플릭스

정가람이 사라진 홍랑을 대신해 자리를 지켜온 민상단의 양자 무진 역을 맡아 첫 사극에 도전했다.

정가람은 "사극은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 않나"며 "소품 하나하나가 디테일 해서 함부로 만질 수가 없더라. 그리고 사극이다 보니 웅장한 배경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국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는 걸 많이 느끼면서 촬영할 때마다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고 돌이켰다.

엄지원이 민상단의 안주인이자 홍랑의 친모 민연의 역을 연기한다. 특히 엄지원은 '탄금'을 통해 화려한 한복 자태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때와 장소에 달라지는 여러 가지 감정과 의상과 메이크업에 공을 들였다. 미장센이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김 감독은 "한복을 너무 패션으로만 가져가지 않으려고 고증에 신경 썼다"며 "기본은 충실하되 질감과 원단의 소재를 신경 썼으니 이 점도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박병은은 민상단의 우두머리인 대방이자 홍랑과 재이의 친부 심열국 역으로 분한다. 이에 박병은은 "심열국은 냉철하면서도 욕망을 이루기 위해 조용하지만 긴밀하게 움직이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박병은은 심열국을 표현하기 위해 외적인 모습부터 신경을 썼다. 그는 "당시 부와 재를 가장 지닌 인물이다 보니 다이어트를 신경 쓰지 않았다. 거목이 땅을 버티는 느낌으로 중후한 느낌은 물론이고 풍채 있게 보이고 싶었다"며 "때문에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두터운 옷을 준비해 달라고 했다. 수염의 양 또한 처음 설정보다 더 많이 붙였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감독과 배우들은 많은 시청을 독려했다. 엄지원은 "전 세계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고 있다"며 "무엇보다 아름다운 한국의 미를 담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전 세계 시청자들이 한국의 미를 즐기고 감상하고 즐겨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정가람은 "'탄금'은 달콤하면서도 살벌한 이야기 등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조보아는 "'탄금' 속 모든 캐릭터들이 깊은 서사를 갖고 있다. 그 캐릭터들을 따라가면서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총 11부작으로 구성된 '탄금'은 오는 16일 오후 4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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