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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은 1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김민재의 사진을 단독으로 게시한 뒤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들어올린 첫 트로피"라고 조명했다. 이들은 빛나는 은빛 접시인 마이스터 샬레를 번쩍 들고 크게 환호하는 김민재의 모습을 여러장 공유했다.
홀대 논란에서 교훈을 얻은 모습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를 우승한 직후 김민재를 외면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승 기념 영상 섬네일에서 김민재를 제외했다. 해당 사진에는 해리 케인,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 등 주요 주전 선수 10명만 등장했다. 주전급 선수는 골키퍼를 포함해 11명인데 올시즌 바이에른 뮌헨 최다 출전 2위(3593분)에 혹사에 가깝게 헌신했던 김민재가 사라진 것이다.
국내 팬들은 즉각 반발했다. 영상 섬네일을 확인한 뒤 "김민재가 없다는 것은 무례하다", "이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팬들은 "우승 주역을 삭제했다",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다"며 바이에른 뮌헨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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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은 "결국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인가"라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뒤늦게 김민재를 향한 푸대접을 수정했다. 김민재가 빠진 섬네일 대신 선수단 전원이 포함된 이미지로 교체했다. 특정 선수가 아닌 팀이 해낸 우승이라는 측면에서도 옳은 변화였다. 김민재를 위한 특별한 사진도 업로드했다. 한국 특색을 살려 김민재가 가마를 타고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는 그림을 제작했다. 이와 함께 "분데스리가 27경기, 2289분의 열정과 헌신은 올 시즌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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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시점부터 쉼 없이 뛰었다. 다행히 콤파니 감독도 김민재의 도전적인 수비 방식과 빠른 스피드, 안정된 빌드업을 높이 평가하면서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버텨줬기에 초반부터 뮌헨의 독주가 가능했다.
콤파니 감독의 신뢰 속에 혹사와 다름없이 뛴 전반기에도 이상하리만치 지적하기 바빴던 현지 언론들은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인터 밀란에 패해 탈락하자 모두 김민재 탓을 했다. 김민재의 실수가 없던 건 아니다. 하지만 팀 사정상 부상을 안고 뛴 선수에게 구단이 패배 타깃으로 삼는 건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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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시즌 막바지 조금 탈이 났다. 주요 경기에서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는 실수도 종종 나왔다. 김민재는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스포르트 빌트'와 인터뷰에 응한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이유가 없다"며 "다음 시즌에는 좋은 몸상태를 유지했으면 한다. 7개월 동안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뛰고 있다"라고 처음으로 힘든 기색을 내보였다. 그동안 '아파도 뛰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변명거리로 삼은 건 아니다. 김민재는 "시즌을 돌아보면 실책이 정말 많았다. 아킬레스건염을 비롯해 여러 통증으로 실수를 많이 했다"며 "실수와 부상 때문이라고 말하는 건 변명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계속 집중하는 게 내 일이다. 더 잘했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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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헌신을 동료들은 잘 안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점잖게 뒤로 물러섰다. 구단이 준비한 우승 티셔츠를 입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김민재는 우승 메달을 먼저 목에 걸었다. 트로피를 들 때는 구단을 떠나는 레전드 토마스 뮐러에게 순서를 양보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뮐러 역시 나중에 김민재가 단상 정중앙에서 트로피를 들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뮐러도 보답했다. 그와 함께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는 김민재를 단상 앞으로 밀면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주역으로 삼았다. 김민재는 서른 명의 선수 중 여섯 번째로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선수단 내 암묵적으로 높은 우승 기여도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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