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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의 떠돌이 생활…울산 대체 홈구장은 NC '안전한' 차선책

연합뉴스 하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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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의 떠돌이 생활…울산 대체 홈구장은 NC '안전한' 차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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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적극적인 구장 안전 확보 NC에 약속…뒷짐진 창원시와 대조
팬들도 창원시 소극적인 태도 질타…"후회할 일 없도록 힘써달라"
창원NC파크 주차장 외장 마감재 철거(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야구장 주차장에서 관계자가 외장 마감재 '루버'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2025.4.29 image@yna.co.kr

창원NC파크 주차장 외장 마감재 철거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야구장 주차장에서 관계자가 외장 마감재 '루버'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2025.4.29 imag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16∼18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를 치른다.

'문서상'으로 NC가 홈 경기를 벌이는 건, 4월 11∼13일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하지만, 부산 3연전은 롯데의 홈을 빌려 NC가 홈 경기를 치른 '사실상의 방문 경기'였다.

NC는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구장 시설물이 떨어져 인명 사고가 난 뒤 안방인 창원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약 40일 동안 전국을 떠돌았다.

이후 기록상의 홈 경기였던 4월 롯데전을 포함해 29경기를 상대 팀 안방에서 치렀다.

13∼15일 인천에서 SSG 랜더스와 3연전을 더 치른 뒤에야 홈 경기를 벌이는 NC는 울산 문수구장에서도 집에서 출퇴근하지 못하고 숙소 생활을 한다.


창원NC파크에서 팬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터라, NC는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하소연조차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수구장의 전체 유지, 관리, 보수를 책임지겠다"는 울산시의 약속은 NC에 큰 위안이 됐다.

창원시가 창원NC파크 재개장 시점을 확답하지 못하는 사이, NC는 '홈팀처럼 훈련할 환경'을 수소문했고, 울산시의 도움으로 문수구장을 대체 홈구장으로 쓰기로 했다.


창원NC파크 외장 마감재 루버 전체 철거(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야구장 외장 마감재 '루버'가 철거된 모습.      왼쪽 사진은 지난 1일 루버 안전 점검을 하는 모습. 2025.4.29 image@yna.co.kr

창원NC파크 외장 마감재 루버 전체 철거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야구장 외장 마감재 '루버'가 철거된 모습. 왼쪽 사진은 지난 1일 루버 안전 점검을 하는 모습. 2025.4.29 image@yna.co.kr



야구보다 중요한 '안전 확보'에 관해서도 창원시보다 울산시가 더 적극적이었다.

KBO리그 구성원인 NC로서는 '리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도, 창원NC파크 재개장이 확정될 때까지 '안정적으로 홈경기를 치를 장소'가 꼭 필요했다.

NC가 지난 8일 "울산 문수구장을 대체 홈구장으로 확정했다"고 밝히자, 국토교통부는 '재개장 여부는 창원시 또는 시·시설공단·NC가 참여하는 합동대책반이 결정할 사항'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창원시에 보냈다.


창원시는 NC의 대체 홈구장 발표가 난 뒤 9일 부랴부랴 "18일까지 창원NC파크 내 시설물 정비를 마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NC는 "창원시 발표 일정은 확정된 것이 아닌 정비 완료 목표 시점이다. 창원시의 정비 일정이 지연될 경우 팬 여러분께 혼란과 더 큰 실망감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예정대로 16일부터 울산에서 홈 경기를 치르고, 창원 홈 경기 개최 시점은 실제 구장 점검 및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알렸다.

울산 문수구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 문수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NC는 오랜 고민 끝에 임시 홈구장 사용을 결정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2일 열린 '안전조치 이행 점검 회의'였다.

국토부는 회의에서 창원NC파크에 대해 정밀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에 보고하고, 사조위가 시설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 재개장하라고 권고하면서, 6개월이 걸릴 수도 있는 정밀안전 점검을 요청했다.

결국 NC는 2일 "2025시즌 임시 대체 홈구장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이후에도 창원NC파크 재개장 시점에 관해 뚜렷한 답을 주지 않았다가, NC가 울산 문수구장을 대체 홈구장으로 확정하자 "18일까지 창원NC파크 재개장을 위한 시설물 정비를 마치겠다"고 갑작스럽게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했다.

NC 구단은 원정 경기를 연이어 치르느라 상당한 금액을 추가로 썼고, 구장 내 광고, 매장, 시즌권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창원NC파크의 재개장이 가장 확실한 해법이지만, 창원시의 발표만 믿고 5월 말 재개장을 준비하는 건 위험 부담이 컸다.

누구보다 NC 구단과 관계자가 창원NC파크에서 홈 경기를 치르길 바라지만, 안전한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인명 사고가 벌어진 뒤 보인 창원시의 소극적인 대처도 NC가 차선책을 택한 이유였다.

적극적으로 구장 관리와 보수를 약속한 울산시와 협의가 끝난 시점이기도 했다.

우선 NC는 구단 홈페이지에 6월 1일까지는 홈 경기 장소를 울산으로 안내했다.

6월 3월 이후 홈 경기 장소는 '창원'으로 표기했지만, 창원NC파크 상황에 따라 장소는 다시 바뀔 수 있다.

NC 연승(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NC 선수들이 9대6으로 롯데를 누르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5.4 sbkang@yna.co.kr

NC 연승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NC 선수들이 9대6으로 롯데를 누르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5.4 sbkang@yna.co.kr



3월 29일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뒤, KBO 사무국과 9개 구단은 홈 구장을 쓸 수 없는 NC의 형편을 고려해 NC의 홈 경기를 원정으로 먼저 치르도록 배려했다. 새 경기 일정이 NC의 다음 3연전 사흘 전에야 결정될 정도로 조정은 쉽지 않았다.

NC 팬들은 40일 넘게 팀의 경기 취소, 경기장 변경 등을 수시로 확인하며 혼란을 감수했다.

NC 선수단도 사실상의 원정 29연전을 묵묵히 소화했다.

방문 경기에서는 훈련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 원정 숙소에서 배트를 휘두르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NC는 최근 7연승 행진을 벌이며 4위로 도약했다.

낙동강 더비 구름 관중(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NC 다이노스 경기. 1루에서 NC팬이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를 즐기고 있다. 2024.10.1 image@yna.co.kr

낙동강 더비 구름 관중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NC 다이노스 경기. 1루에서 NC팬이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를 즐기고 있다. 2024.10.1 image@yna.co.kr



9번째 구단으로 2012년에 창단해 2013년부터 1군에 뛰어든 NC는 '롯데 제2의 홈'이었던 창원, 마산 지역 팬들의 마음을 얻고자 애썼다. 지역 밀착 마케팅에도 힘썼다.

창원특례시의회 홈페이지 '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연일 창원시의 소극적인 태도를 질타하는 글이 올라온다.

한 시민은 "NC 야구단이 통합창원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홍보 등 다양한 상생 사업을 지속한 걸 모두가 알 것"이라며 "NC가 지역에 뿌리내리고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왔던 그간의 다양한 활동을 인정하고, 창원시와 NC가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달라"고 시의회에 요청했다.

이 시민은 프로 구단이 떠나 체육시설 인근 상권이 몰락한 다른 지자체 사례를 떠올리며 "나중에 후회할 일 없도록 힘써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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