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5월 7일 신두르 작전 이후 첫 대국민 메시지
"휴전협상 파키스탄이 먼저 요청한 것"…美언급안해
"신두르 작전은 뉴노멀"…다음 분쟁시 격화 가능성
"휴전협상 파키스탄이 먼저 요청한 것"…美언급안해
"신두르 작전은 뉴노멀"…다음 분쟁시 격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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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가 파키스탄과의 휴전 이후 국민에게 화상으로 연설하는 모습.(사진 인도 언론국 제공)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파키스탄과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인도가 12일(현지시간) 현재 상황은 군사작전을 일시 보류한 것뿐이라며 테러 공격이 재발하면 “즉각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지난 7일 인도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등 9곳에 미사일을 발사한 ‘신두르 작전’을 가리켜 “이 작전은 테러와의 싸움에서 새로운 노선을 제시하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새로운 상식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가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은 신두르 작전 이후 처음이다. 인도는 지난 4월 22일 잠무 카슈미르 지역에서 무장괴한들이 힌두교 순례자 26명을 살해한 사건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파키스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의 거점을 타격한다는 명목에서다. 파키스탄은 4월 테러사건에 대한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파키스탄과 대화한다면 테러리즘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 파키스탄과 대화한다면 파키스탄이 점령한 카슈미르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연설에서 두 나라가 휴전에 합의한 배경에 대해 “파키스탄은 전 세계를 향해 긴장을 완화해달라고 애원했고, 우리에게 연락해 왔다”며 “파키스탄이 테러나 군사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호소해 우리도 휴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중재로 양국이 휴전에 도달했다고 말하지만, 인도는 국제 사회의 중재를 부인하며 파키스탄이 먼저 휴전을 요구해 와서 이를 받아 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파키스탄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중재에 감사를 표했다. 셰바르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소셜미디어(SNS)에 “지역 평화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적극적 역할에 감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국의 중재 끝에 휴전에는 합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성공 선언은 인도를 분노케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성공 선언은 양자회담을 통해 카슈미르 영토 분쟁을 해결하려는 인도의 오랜 정책을 훼손하고 원수를 동등한 위치에 놓지 않는다는 방침을 어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인도와 파키스탄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막후에서 회담을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사작전국장과 인도 측 관계자는 미국 측이 휴전협정 성사를 발표하기 앞서 그날 오후 1시께 약 2시간 30분 후 통화를 나눈 후,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양국이 휴전합의를 발표하기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등이 SNS를 통해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파키스탄에서는 휴전 발표에 환호했지만 인도 고위 관계자들은 분노를 터뜨렸다고 한다. 인도 고위 관계자들은 파키스탄이 미국에 정보를 흘렸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많은 인도 국민들이 미국에 분노하고 있으며 모디 총리에게 향후 민간인 공격이나 국경 간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인도 민족주의자 앵커 아르나브 고스와미는 “이건 트럼프가 권한 없는 상황에서 하는 전형적인 횡포”라며 “도대체 어떻게 트럼프가 파할감(4월 테러가 발생한 잠무 카슈미르 지역)에서 벌어진 일과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을 동등하게 볼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밝혔다. 격분한 그의 영상은 인도 SNS 상에서 널린 회자됐다.
반면 파키스탄에서는 휴전 소식이 불꽃놀이와 축하행사로 이어졌고 군부는 승전국으로 칭송받았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충돌을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은 분쟁지역을 영토 갈등 지역인 카슈미르를 전역 국경 전역으로 확장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양국간 분쟁이 언제든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모디 총리는 신두르 작전을 파키스탄과의 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라고 부르며 “우리는 파키스탄에 대한 작전을 ‘보류’해 둔 것뿐이며, 앞으로는 그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를 기준으로 모든 조치를 판단할 것”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군부는 모디 총리의 연설에 앞서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의 주권이 위협받고 영토 보전이 침해될 때마다 포괄적이고 단호한 보복적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미국 국방부 관계자이자 뉴욕주립대 올버니 캠퍼스 정치학 부교수이며 워싱턴에 본부를 둔 스팀슨 센터 비상근 연구원인 크리스토퍼 클래리는 “다음 위기는 특히 거칠고 위험할 수밖에 없다. 양측 모두 기존 규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도는 교전규칙을 재정립하길 원한다. 인도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파키스탄이 대가를 치르게 해야 파키스탄이 문제적 행동을 멈추게 할 것이라 믿고 있다”며 “반면 파키스탄은 그런 인도의 시도가 인도에겐 위험하고 비용이 큰일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 10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몇 시간만에 드론 공격을 개시했다. 공격이 끝난 후, 양측의 충돌은 소강상태에 놓였지만 여전히 인도는 파키스탄의 경제에 필수적인 인더스강조약을 부활하는 것을 거부, 인더스강 지류 차단을 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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