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상호관세 인하’ 의미·반응
타결 어려울 거란 전망 깨고 전격 합의
양측 경제상황 녹록지 않은 현실 반영
美 “더 균형 잡힌 거래 달성 위해 노력”
中 “양국·세계 이익에 들어맞아” 호평
향후 지속 협상 통해 구체적 조율 전망
대화 국면 속 트럼프·시진핑 회담 기대
타결 어려울 거란 전망 깨고 전격 합의
양측 경제상황 녹록지 않은 현실 반영
美 “더 균형 잡힌 거래 달성 위해 노력”
中 “양국·세계 이익에 들어맞아” 호평
향후 지속 협상 통해 구체적 조율 전망
대화 국면 속 트럼프·시진핑 회담 기대
미국과 중국이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90일간 서로에 대한 관세를 대폭 줄이는 데 합의한 것은 극한으로 치닫던 관세전쟁이 일단 멈췄음을 의미한다. 양국이 끼운 ‘첫 단추’가 정상회담 등 의미 있는 후속조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합의 내용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앞서 친트럼프 매체로 꼽히는 뉴욕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중 관세를 145%에서 50%대로 낮추는 협상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대중 관세는 80%가 맞을 듯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미국의 대중관세율은 30%로 내려앉았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중국 역시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크게 낮췄다.
이렇게 빨리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도 낮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백악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 선서식 행사에서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은 관영 언론을 동원해 미국에 관세철폐를 요구하는 동시에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회담(스위스에서의 미·중 협상)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열리는 것”이라며 “대화를 빙자해 강요와 협박을 가한다면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중국 협상단을 이끈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강경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합의 내용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앞서 친트럼프 매체로 꼽히는 뉴욕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중 관세를 145%에서 50%대로 낮추는 협상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대중 관세는 80%가 맞을 듯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미국의 대중관세율은 30%로 내려앉았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중국 역시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크게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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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
이렇게 빨리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도 낮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백악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 선서식 행사에서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은 관영 언론을 동원해 미국에 관세철폐를 요구하는 동시에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회담(스위스에서의 미·중 협상)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열리는 것”이라며 “대화를 빙자해 강요와 협박을 가한다면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중국 협상단을 이끈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강경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이 같은 예상을 뛰어넘어 신속하고 전향적인 타결을 이룬 것은 양국 모두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급격한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무역전쟁 시작 이후 미국은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 혼란이 커졌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고조됐다. 중국 역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큰 상황에서 관세 인상으로 수출 기업이 어려움에 내몰렸다. 관세 본격화를 앞두고 사재기 물량 증가 등으로 1분기 수출입 지표는 호조를 보였으나 고율 관세가 장기화하면 타격이 큰 상황이었다. ‘파국’은 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미국 협상 대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어느 쪽도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무역을 원한다. 더 균형 잡힌 거래를 원한다. 양측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담화문에서 “이 조치는 양국 생산자와 소비자의 기대에 부합하고, 양국 이익과 세계 공동 이익에도 들어맞는다”고 평가했다. 미·중은 향후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조율안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관세 문제와 별개로 이번 미·중 무역전쟁에서 파생됐던 미국의 대(對)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공식적인 전화통화 또는 대면 정상회담의 시기도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정상회담을 통한 양국 간 문제 해결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그는 지난달 25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시 주석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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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협상 뒤 질의응답 11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 주재 스위스 대사관저에서 열린 미·중 고위 당국자 관세 협상 종료 후 중국 측 대표인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왼쪽부터),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이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제네바=AP연합뉴스 |
하지만 양국의 무역 협상이 최종 타결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번에 합의된 관세 인하는 90일간 일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고 양국 간 최종 관세는 후속 협상을 통해 정해지게 된다. 추가 협상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는 속단할 수 없다. 이번 합의에서는 또한 미국이 펜타닐 문제로 중국에 부과한 2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에서 남은 쟁점에서 양측이 쉽게 의견 차를 좁힐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당시 양국의 무역전쟁은 18개월이 걸려서야 일단락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만남이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상 간 담판을 통해 일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워싱턴=이우중·홍주형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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