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1]
이재명, 첫날 ‘첨단산업 벨트’ 유세
“백성 죽음 내몬 선조-국가 부흥 정조… 똑같은 조선 왕인데 천국-지옥 차이”
판교 IT업체 찾아 주 4.5일제 등 공약
이재명, 첫날 ‘첨단산업 벨트’ 유세
“백성 죽음 내몬 선조-국가 부흥 정조… 똑같은 조선 왕인데 천국-지옥 차이”
판교 IT업체 찾아 주 4.5일제 등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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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강국”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운데)가 경기 화성시 동탄 집중 유세에서 웨이퍼에 ‘세계 1위 반도체 강국 도약!’이라고 적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화성=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바로 투입될 유능한 선장, 대한민국의 살림을 책임질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경기 성남시 판교와 화성시 동탄, 대전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자신이 위기 극복을 위한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판교엔 스타트업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화성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이, 대전에는 첨단 과학기술 관련 연구기관 등이 모여 있다. 그동안 이 후보가 강조해 온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미래산업 중심의 성장과 혁신을 재차 강조한 것.
이 후보는 이날 점심시간 판교에서 2030세대 IT 업계 종사자 9명과 브라운백 미팅을 하며 “노동 관련 문제는 문화 문제”라며 노동 및 근무환경 선진화를 강조했다. 그는 “세계를 석권, 선도하는 창의적 결과를 만들어 내려면 억압적 노동문화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 4.5일제 실시 및 노동 시간 감축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IT 개발자들을 ‘화려한 그늘 속에 숨겨져 있는 분들’이라고 표현하며 “노동 시간과 강도 문제도 그렇고 적정한 보수가 주어지는지, 그리고 결과물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돈 버는 건 자본주의, 시장주의고, 모두에게 나눠주는 건 뭔가 불순한 것처럼 생각하는 걸 버려야 한다”며 “(나눠주자는 것이) 사회주의가 아니고 원래 기업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돈을 버는 것은 ‘자본주의적 사고’라고 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는 ‘빨갱이’ ‘사회주의’처럼 불순하게 자본주의를 부정한다며 선동하기도 한다”며 “정작 사회적기업 기본법은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입법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도 빨갱이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동탄 센트럴파크 유세에선 “민생과 경제를 챙길 유능한 후보, 충직한 국민의 일꾼이 누구인가”라며 “이번엔 (저를) 대통령실로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이재명을 있게 해준 저의 정치적 고향 경기도를 다시 찾으니 오랜만에 고향에 온 것 같다”고 운을 뗀 후 “3년이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참 많은 것이 무너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인생도 길지 않고 권력은 더 짧은데 누군가를 미워하고 제거하고 싸우느라 보낼 시간이 어딨냐”며 “작은 차이를 넘어 서로 끌어안으며 위대한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가 보자”며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조선 (왕)인데, 선조는 수백만 백성을 죽음으로 내몰고 조선 하늘을 피로 물들이고 파괴한 반면, 백성을 사랑한 충직한 일꾼이고자 했던 정조는 조선을 동아시아 최고의 강국으로 부흥시켰다”며 “똑같은 사람이 만들어낸 천국과 지옥 차이의 변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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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대통령” 12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오른쪽)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후보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김문수, 첫날 ‘경부선 하행선’ 유세
대전 현충원서 천안함 46용사 묘역 등 참배
시장 두곳 찾아 “시장 살리는 대통령 될 것”
대구선 ‘박정희 정신’ 강조하며 보수 결집
“풍요롭게 하는 것이 진보지 가난하게 하는 것이 진보인가.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12일 서울∼대전∼대구를 잇는 ‘경부축’을 따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350km 강행군에서 체제 전쟁과 반(反)이재명 메시지를 강조하며 보수 유권자 결집을 꾀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5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첫 유세를 시작하며 “시장을 살리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며 민생 행보를 먼저 부각했다. 그는 “우리가 ‘시장경제’라고 말을 하는데 시장경제가 바로 시장”이라며 “밤잠 안 자고 일하는 여러분의 땀과 노고가 반드시 열매를 맺게 낮은 곳에서 뜨겁게 여러분을 섬기는 그런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체제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탈북자 출신 의원인 박충권 후보 부비서실장을 불러 세워 “시장에서는 주고받고 사고팔고 하는 것이 다 자유”라며 “자유와 풍요와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말하고 있고 노래하고 있는 당은 어디인가”라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의 첫 지방 일정으로 오후 1시 반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김 후보는 가장 먼저 고 최형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의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과학기술 발전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과 천안함 46용사 묘역 등을 찾은 김 후보는 “나라를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신 많은 분들 계시는 곳에 찾아 뵙는 게 대통령 후보로서의 도리”라고 했다.
김 후보는 오후 2시 반 대전시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권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찾아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개통 등 충청권 공약을 쏟아내며 중원 표심 잡기에 나선 뒤 대구로 이동했다.
오후 5시 20분경 마지막 유세 장소인 서문시장에 도착한 김 후보는 ‘박정희 정신’을 강조한 동시에 반이재명 메시지를 강조하며 보수 결집에 나섰다. 첫날 대구 방문으로 단일화를 두고 후보 등록 직전까지 이어졌던 내홍 수습을 시도한 것.
빼곡한 인파 앞에서 큰절을 한 김 후보는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구·경북을 생각하지 않나”라며 “경제를 살리려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으면서 “검사도 사칭하고, 총각이라고 사칭하는 거짓말 도사”라며 “성남시 대장동 하나 개발했는데 감옥 간 사람이 몇 명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수십 개 (지역) 개발하고도 김문수는 측근에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수사받거나 조사받은 사람이 없다”고 했다. 또 “독재 민주당을 여러분이 확실히 이겨낼 수 있느냐”며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라고 외치기도 했다.
성남·화성·대전=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대전·대구=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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