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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스윕' 자신있는 SK …"걱정 없다" 그래도 유기상 부활 절실한 LG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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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MVP SK 안영준. KBL

정규리그 MVP SK 안영준. KBL


LG 아셈 마레이와 SK 자밀 워니. KBL

LG 아셈 마레이와 SK 자밀 워니. KBL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지난 11일 창원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5차전은 매진이라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홈 2연전을 포함해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SK에게는 반격의 첫 승이 절실했다. 정규리그 챔피언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에도 잠실 5차전 티켓을 미리 예약한 팬들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시리즈를 서울로 끌고가야 했다.

4차전 SK는 이전과는 다른 팀이었다. 압도적인 에너지, 활동량으로 LG의 상승세를 꺾었다. 1쿼터에 16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후반 한때 LG가 14점 차로 추격하자 김선형과 오세근이 연거푸 3점슛을 꽂아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SK는 73-48로 크게 이겼다. 반격의 첫 승이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프로농구 7전 4선승제 시리즈 역사상 먼저 3패를 당한 팀이 4연승으로 뒤집은 사례는 없다. KBL에만 없는 게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없다. 그만큼 먼저 3패를 기록한 팀이 처진 분위기를 경기력으로 뒤집는다는 건 쉬운 게 아니다.

그러나 SK는 자신감이 있다. SK는 이번 시리즈의 '언더독'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리즈 개막 전까지 LG가 전력상 열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SK는 정규리그 챔피언이다. LG가 먼저 3승을 기록한 게 이변이다.

전희철 감독은 "우리는 (경기력이) 다운된 상태에서, LG는 상승세를 탄 상태에서 챔피언결정전이 시작됐다"며 "SK는 기록을 잘 쓰는 팀이다. 선수들에게 4차전 전에 말했다. 오늘이 역사를 쓰는 첫 경기였음 좋겠다고. 선수들은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선형도 "(이번 시리즈에서) 너무 밑바닥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경기를 치를수록 감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차전 결과는 SK에게 특별했다. 첫째, 살아남았다. 둘째, 자밀 워니가 잠잠했지만 팀은 이겼다. 워니는 29분 동안 14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SK는 최근 3시즌 동안 워니가 14점 이하를 기록한 경기에서 5승 8패에 그쳤던 팀이다.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 해법의 바탕을 마련했기 때문에 워니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팀 3점슛 성공률이 오랜만에 30%를 넘겼고 전희철 감독은 "혈이 뚫렸다"고 평가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SK는 평소보다 훨씬 강력한 수비로 LG에 맞섰다. 특히 아셈 마레이와 칼 타마요를 강하게 압박했다. 전희철 감독은 "둘을 최대한 밖으로 밀어내고 드리블을 한 번이라도 더 치게 하는 수비가 잘 됐다"고 평가했다. 누군가의 클래스는 벼랑 끝에 몰렸을 때 나타나는 법이다. SK가 증명했다.

LG의 4차전 패인은 초반 기싸움에서 밀렸고 이후 분위기를 반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3차전과 4차전 모두 초반 스코어는 11-2였다. 모두 SK가 앞서가는 상황이었다. LG는 3차전 1쿼터 2-11에서 17-2 '런(run)'으로 반격해 흐름을 가져왔다.

반대로 4차전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SK의 강력한 압박에 밀려다니기만 하다가 그대로 경기가 끝난 느낌이다. SK는 절박했고 LG는 그러지 않았던 느낌이다. 2경기 연속 창원을 노란 물결로 가득 채운 세바라기 팬들은 아쉬움을 안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SK가 3차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4차전에서는 LG가 보다 터프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상현 LG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SK가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알고도 밀렸다. 이제는 LG의 차례다.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직전 경기에서 패한 팀이 더 강해져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SK 전희철 감독. KBL

SK 전희철 감독. KBL


LG 조상현 감독. KBL

LG 조상현 감독. KBL


LG 유기상. KBL

LG 유기상. KBL



단기전에서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 농구는 상대에게 1점이라도 덜 주면 이기는 경기지만 상대보다 1점을 더 많이 넣으면 이기는 경기이기도 하다.

이제는 슈터 유기상이 살아나야 한다. 유기상은 이번 시리즈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수비하고 있다. 슈터로서 슛을 던져야 할 타이밍에 던지고 있다. 그래서 동료 누구도 유기상을 탓하진 않는다. KBL 현역 최고의 슈터 허일영 역시 "유기상을 걱정하지 않는다. 슛 궤적의 좌우 방향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서 괜찮다. 지금처럼 계속 쏘면 된다"고 힘을 불어넣어줬다.

하지만 시리즈 3점슛 성공률이 19.4%(평균 9개 시도, 1.8개 성공)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결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유기상은 오후 2시 낮경기로 펼쳐진 지난 4차전을 앞두고 이른 아침 체육관에 나와 홀로 슈팅 연습을 했다. 하지만 4차전에서는 팀도, 자신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유기상은 2차전 결정적인 쐐기슛을 터뜨렸던 주역이다. 잠실에서 또 한 번 부활을 노린다. 양팀의 5차전은 13일 오후 7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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