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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위 경쟁→올해 중위권' 밀린 한투증권, IPO 실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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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위 경쟁→올해 중위권' 밀린 한투증권, IPO 실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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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PO 주관 실적, 1위 KB에 크게 뒤진 5위권 머물러
뼈아픈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 철회
중소형 위주 따내면서 향방 살펴야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 경쟁을 벌인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4월까지 IPO 주관 실적 1185억원에 그치면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 경쟁을 벌인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4월까지 IPO 주관 실적 1185억원에 그치면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연말까지 KB증권과 주관 실적 1위 경쟁을 치열하게 벌인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IPO 부문에서 흔들리고 있다. 수수료 수익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공모금액 기준 주관 순위에서 1위 KB증권에 한참 뒤진 5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IPO 부문 수장을 교체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힘을 줬지만, 연이은 IPO 시장 한파 속 한국투자증권이 본궤도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4월까지 4건의 IPO를 주관하면서 1185억원의 주관 실적을 따냈다. 올해 IPO 최대어로 불린 LG CNS의 상장을 주관하면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KB증권(1조2658억원)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으며 미래에셋증권(2778억원), 삼성증권(2430억원) 등 지난해 자신보다 순위가 낮았던 증권사들보다도 한참 밑이다.

흐름도 좋지 않다. 지난달 나란히 조 단위 대어로 꼽힌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 등이 기관 수요예측 단계에서 연이어 상장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대표 주관사, DN솔루션즈의 공동 주관사를 맡았기 때문에 두 대어의 상장 철회에 따른 IPO 실적 부침은 더해진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IPO 주관 실적에서 중위권을 달리다가 하반기 시프트업, 더본코리아 등 IPO 대어들의 연이은 성공적인 증시 데뷔를 이끌며 주관 실적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초 분위기도 좋았다.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5년간 IPO 업무를 이끈 최신호 본부장이 물러나고 방한철 본부장이 한국투자증권의 IPO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IB1본부장에 오르면서 IPO 부문에 쇄신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출신인 방 본부장은 2017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사모펀드 기업투자부장, IB2부장, IPO2담당을 모두 거친 베테랑으로 불린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올해는 지난해만큼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역시 지난해처럼 상반기 주춤했다가 하반기에 살아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IPO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때쯤 시너지를 받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으나, 그나마 믿을 구석이던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벌어진 격차를 줄일 카드가 없다는 견해도 공존하고 있다.


강병우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강병우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여기에 여전히 국내 증시 하방 압력 요인으로 풀이되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오는 6월 국내 대선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짙게 깔린 점도 당분간 대어급 IPO 등장이 어려워 주관 실적 순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에 힘을 보탠다. 올해 IPO를 준비하는 기업 중 유일하게 남은 조 단위 기업가치 기업인 대한조선 역시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시선은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은 또 다른 대어 SK엔무브에 쏠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인 SK엔무브는 지난해 11월 상장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3수 끝에 다시 IPO 재도전에 나섰다. 상장 시점은 미정이나 높은 몸값과 중복 상장 논란, 60%가 넘는 구주매출 등에 성공적인 상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한국투자증권은 중소형 상장사의 성공적인 IPO를 꾸준히 따내면서 격차를 조금이라도 좁혀야 할 모양새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철회로 이번 달 상장 물량은 9일 오가노이드사이언스(252억원), 19일 이뮨온시아(274억원~329억원) 등 중소형 새내기주만 남아 있다. 이중 9일 증시에 데뷔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2만1000원)보다 52.38% 오른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쳐 양호한 수익을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주관 실적은 대형사 IPO 하나만 성공하면 순위가 크게 뒤바뀔 만큼 변동성이 높은 분야다. 올해 주관 실적 1위를 기록 중인 KB증권은 공모금액만 1조원이 넘은 LG CNS의 주관사를 맡으면서 단숨에 순위 격차를 벌렸다"면서도 "관세나 대선 등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상황을 관망하던 대형사들이 다시 IPO 도전에 나설 수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투자증권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을 철회한 시점에서 규모를 가리지 않고 중소형 딜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장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대형사 주관 기회를 호시탐탐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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