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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멱살 한번 잡힙시다'…패싱은 무슨, 다이어 특별한 동료애 "KIM 우승 트로피 빨리 들어"

스포티비뉴스 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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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김민재(29)가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멱살을 잡혀도 참 기분이 좋은 장면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1일 성대한 우승 축하연을 벌였다.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묀헨글라트바흐와 2024-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가 끝나고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바이엘 레버쿠젠에 내준 리그 정상을 1년 만에 탈환해 더욱 뜻깊었다.

김민재도 우승 주역으로 시상식을 즐겼다. 발목 부상 탓에 조금 일찍 시즌을 접은 김민재는 국내에서 잠시 치료를 받은 뒤 우승 세리머니에 맞춰 독일로 돌아갔다. 이날 출전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우승 티셔츠를 입고 팬들 앞에 섰다.

선수 한명 한명 트로피를 드는 시간이 됐다. 최고참들이 먼저 단상 앞으로 나와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마누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 등이 가장 앞선에서 세리머니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민재는 조금 뒤에 물러나 있었다. 다른 선수들에게 트로피를 들 기회를 양보하려는 의도였다.

김민재의 스타일이다. 앞서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파티에서도 김민재는 여흥을 짧게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매체 '빌트'는 축하 파티 타임라인을 소개하면서 김민재는 선수들 중 가장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입장 44분 만에 후드를 뒤집어쓴 채 퇴장했다. 파티는 그의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 내에서 내향적인 편인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상식에서도 뒤로 물러났지만, 동료들은 달랐다. 우승 기여도가 남다른 김민재를 먼저 찾았다. 이 과정에서 에릭 다이어는 김민재의 멱살을 잡고 얼른 나오라고 재촉했다. 뮐러와 해리 케인도 김민재의 등을 슬쩍 밀면서 단상 중심부로 이동시켰다. 그제서야 김민재는 동료들 앞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잠깐 멈추는 장난기도 발휘해 큰 폭소를 일으켰다.


김민재는 약 서른 명의 선수 중 여섯 번째로 트로피를 들었다. 주장, 고참들 다음으로 우승 주역이라는 암묵적인 팀내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김민재는 이번 시즌 조슈아 키미히 다음으로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매번 선발을 짤 때 김민재의 이름을 확신에 차 적었다는 의미다.

김민재가 부상과 부정적인 여론을 보란듯이 이겨냈다. 지난 시즌에도 혹사에 시달렸는데 이번 해에도 만찬가지였다. 센터백 동료들이 돌아가며 다친 탓에 쉬지 못했고, 후반기 또 기복을 보였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뛴 탓이다. 그러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실수가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팀 내 입지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이적 루머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잔류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를 보상받듯 분데스리가 우승까지 더해지면서 유럽 빅리그 2회 우승의 한국 축구에 있어 범접할 수 없는 커리어를 완성했다. 전북 현대와 베이징 궈안을 거쳐 유럽 무대를 밟은 건 2021년이다.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와 계약하며 유럽에 처음 등장한 김민재는 매년 팀과 리그를 옮기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숨에 빅리거가 됐다. 2022년 SSC 나폴리에 입단하며 세리에A에 진출한 김민재는 세계 최고 레벨로 도약했다. 입단 직후 나폴리를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우승을 이끌면서 핵심 수비수로 떠올랐다. 세리에A 사무국은 김민재 활약에 박수를 보냈고 아시아인 최초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선수상으로 톱 클래스 경기력을 인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수비수 최초로 발롱도르 순위에도 진입했다. 2023년 수비수로는 가장 높은 22위에 호명됐다. 한국 선수가 30위 안에 든 건 역대 4번째. 2002년 설기현(당시 안더레흐트)을 시작으로 박지성(2005년•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손흥민(2019•2022년•토트넘 홋스퍼) 등이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는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을 호령했다. 곧바로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한국 선수가 유망주 시절이 아닌 성인 레벨에서 기량을 입증해 '레바뮌' 유니폼을 입는 기염을 토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5,000만 유로(약 793억 원)를 쏟아부을 정도로 노력했다. 지난 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이 충격의 무관으로 끝내 타이틀을 얻지 못했으나 2년차에 마이스터 샬레를 들면서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시간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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