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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품 속으로, 아이와 함께 캠핑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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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의 휴식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깨우는 아이들. 사진은 평소 캠핑을 자주 즐기는 강수연씨의 자녀 박세연, 박지환 어린이. 강수연씨 제공

자연에서의 휴식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깨우는 아이들. 사진은 평소 캠핑을 자주 즐기는 강수연씨의 자녀 박세연, 박지환 어린이. 강수연씨 제공


햇살이 한껏 따사로워지고 초록이 풍성해지는 계절이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오기 전, 아이와 함께 캠핑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캠핑은 단순한 야외 활동을 넘어, 아이의 감각과 정서를 일깨우는 살아 있는 체험이다. 불을 피우고, 땅을 밟고, 가족과 함께 하루를 만들어가는 동안 아이의 몸도 마음도 한뼘 자라날 것이다.







도시의 아이에게 캠핑이 주는 선물





대체로 도시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캠핑은 낯설지만 매력적인 ‘비일상’이다. 흙을 밟는 감촉은 생경하고, 직접 불을 피우는 경험은 작은 모험처럼 느껴진다. 캠핑 도구를 함께 나르고, 밥을 짓고, 잠자리를 준비하는 과정은 아이에게 작은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부모에게는 아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동시에 캠핑은 아이에게 ‘스스로 움직여야 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도심에서 일상은 구조화된 환경 속에서 정해진 동선을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 반면 캠핑장에서는 만든 것을 스스로 구축하고 만들어야 한다. 이 낯선 공간에서 아이는 어디에 짐을 놓을지, 어떤 활동을 할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며 자율성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도 캠핑은 자연을 오롯하게 감각하면서 오감을 확장하는 경험이다.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고, 아침에는 새소리에 잠을 깨고, 산책길에 곤충을 관찰하면서 생생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전자기기 속 정보가 아니라, 직접 보고 듣고 냄새 맡는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경험은 아이의 오감을 확장시키고 창의적 사고의 바탕이 된다.



자연에서의 휴식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깨우는 아이들. 사진은 평소 캠핑을 자주 즐기는 강수연씨의 자녀 박지환, 박세연 어린이. 강수연씨 제공

자연에서의 휴식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깨우는 아이들. 사진은 평소 캠핑을 자주 즐기는 강수연씨의 자녀 박지환, 박세연 어린이. 강수연씨 제공




아이와 캠핑에서 고려할 사항들





안전하고 만족도 높은 캠핑을 위해서는 캠핑을 떠나기 전 몇가지 사항을 고려한다면 좋다.



첫 번째로 고려할 사항은 거리와 일정이다. 특히 캠핑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와 부모라면, 장거리 이동이나 과도한 일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첫 캠핑은 집에서 1~2시간 거리 내 접근성 좋은 장소로 골라보자. 낯선 환경에서 아이가 불안감을 느낄 여지가 적고, 문제가 생겨도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장비 수준이다. 꼭 텐트를 치지 않아도 괜찮다. 캠핑이 익숙하지 않지만 캠핑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글램핑, 카라반 캠핑장을 선택해보자. 조리도구나 난방기구 등 장비가 잘 갖춰져 보호자 부담을 줄이고, 아이도 야외에서 지내는 감각에 집중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짐 분리다. 아이의 짐은 부모의 짐과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여벌 옷, 개인 식기, 손전등, 애착 인형, 읽을 책 등은 아이의 리듬에 따라 꺼내기 쉬운 위치에 챙겨두자. 특히 모자와 얇은 겉옷, 방수 바람막이는 계절과 관계없이 필수다. 캠핑장 기온은 도심보다 훨씬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완벽한 캠핑을 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기를 권한다. 캠핑은 ‘계획대로 되지 않음’ 자체를 즐기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과정임을 기억하자.



자연에서의 휴식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깨우는 아이들. 사진은 평소 캠핑을 자주 즐기는 강수연씨의 자녀 박세연 어린이. 강수연씨 제공

자연에서의 휴식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깨우는 아이들. 사진은 평소 캠핑을 자주 즐기는 강수연씨의 자녀 박세연 어린이. 강수연씨 제공




자연에서의 휴식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깨우는 아이들. 사진은 평소 캠핑을 자주 즐기는 강수연씨의 자녀 박지환 어린이. 강수연씨 제공

자연에서의 휴식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깨우는 아이들. 사진은 평소 캠핑을 자주 즐기는 강수연씨의 자녀 박지환 어린이. 강수연씨 제공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캠핑 중에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쾌적하고 편리한 집을 떠나 불편한 환경에서 아이는 어려움을 겪기 쉽다. 도시에서 보지 못한 곤충을 보고 겁 먹을 수도 있고, 어둡고 불편한 텐트 안에서 잠들지 못해 칭얼거릴 수도 있다.



이럴 때 보호자는 감정 수용이 우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벌레가 무서웠구나” “여기 잠자리가 낯설지?” 같은 공감의 말은 아이의 불안을 낮춰주고, 부모와의 신뢰를 강화한다. 반대로 “이 정도도 못 참아?”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반응은 아이를 더 긴장하게 만들 수 있다.



벌레에 대한 공포는 서서히 극복할 수 있다. 곤충에 대해 알아 보고, 그림책을 보며 친근감을 키운 뒤, 현장에서는 가까이 관찰만 해도 충분하다. 일부러 무서움을 극복하게 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부정적인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잠자리 문제도 흔하다. 텐트 바닥이 딱딱하거나 주변 소음이 생소해 잠을 설치는 아이에게는 익숙한 수면 루틴을 일부 재현해주면 도움이 된다. 평소 읽던 책을 읽어주거나, 집에서 쓰던 담요를 가져오는 것도 안정감을 준다.



밤부사운드캠핑장의 어린이를 위한 부대시설들. 밤부사운드캠핑장 제공

밤부사운드캠핑장의 어린이를 위한 부대시설들. 밤부사운드캠핑장 제공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추천 캠핑장





캠핑의 인기와 함께 멋진 경관을 갖춘 캠핑장이 전국 곳곳에 다양해졌다. 집 주변에서 갈 수 있는 캠핑장부터 멀리 여행삼아 떠나는 캠핑장까지, 가족의 취향과 필요를 반영해 캠핑장을 골라 보자. 국립공원 및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은 저렴한 비용으로 자연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계곡 물놀이를 함께하는 캠핑, 쏟아지는 별을 관측하는 천체 관측 캠핑, 반려견도 함께하는 캠핑 등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캠핑장을 찾아봐도 좋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곳을 찾는다면 더욱 알차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일례로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밤부사운드캠핑장(경북 경주시 천북면 갈곡삼막길 14-31)은 아이들이 다채로운 놀이를 할 수 있는 키즈플레이존을 운영한다. 모래놀이, 리무진 드로잉, 크레용 드로잉, 텃밭놀이, 전통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매주 금~일에는 이용객을 대상으로 운동회도 열려,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전남 영암군의 들소리 키즈 글램핑(전남 영암군 신북면 들소리로 384-14) 역시 실내키즈놀이터부터 트램펄린, 수영장, 레일썸매장 등 아이들이 즐길 부대시설이 다양한 키즈 특화형 캠핑장이다.



아이 동반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캠핑형 프로그램도 좋은 선택지다. 태백산국립공원 인근에 위치한 백천명품마을은 오는 5월31일(토)~6월1일(일) 양일간 1박 2일 야영을 하면서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설사 진행 별자리 관찰, 주민가이드 마을 탐험, 마을어르신 화롯불 만담, 계곡깊은길 트레킹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가족단위(4명 이하) 15팀까지 모집하며, 참가비는 1팀당 15만원이다. 예약은 네이버지도에서 ‘백천명품마을’을 검색해서 할 수 있다.



많고 많은 캠핑장 중 어디를 어떻게 골라야 할지 난감하다면, 캠핑장 검색부터 예약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캠핑 정보 앱을 활용해봐도 좋다. ‘캠핑지도’에서는 테마별, 지역별로 원하는 캠핑장을 검색하고 실제 사용자들의 생생한 후기를 찾아볼 수 있다. ‘땡큐캠핑’ 역시 캠핑장 검색과 예약, 빈자리 알림 서비스까지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 캠핑 플랫폼이다.



직접 텐트를 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아이는 효능감과 연대감을 키울 수 있다. 강수연씨 제공

직접 텐트를 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아이는 효능감과 연대감을 키울 수 있다. 강수연씨 제공




더 풍성하고 알찬 캠핑을 만드는 팁





캠핑의 최대 장점은 별다른 장비 없이도 다양한 놀이와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와 함께 오감을 열고 자연을 경험하는 놀이를 계획하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정서적 안정감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낮에는 나뭇잎과 나무 열매를 모아 자연 도감을 만들거나, 수풀에서 곤충을 관찰하며 생태 이야기를 나눠보자. 나뭇잎 더미 위에 눕거나, 잎사귀를 두드려 소리를 내보는 식의 감각 탐색 놀이도 아이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



야외 요리 체험도 캠핑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다. 조리 도구를 정리하고, 꼬치를 함께 꽂고, 감자를 호일에 싸서 불에 굽고,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과정은 아이에게 요리의 즐거움과 기다림의 미덕을 가르쳐준다. 해가 진 뒤에는 손전등을 활용한 야간 미션 게임, 별자리 관찰 등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캠핑 과정에서 보호자가 알아서 다 해주기보다는, 가족이 함께 힘을 모아 텐트를 치고 노동을 하는 경험도 중요하다. 유아~초등 저학년 정도면 간단한 일은 충분히 맡길 수 있다. 쓰레기 분리, 랜턴 정리, 간식 담당 등 작지만 구체적인 역할이 좋다. 초등 고학년 이상은 텐트 설치, 불 피우기 등 실질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책임감 있는 역할 분담을 통해 가족 내 위치를 새롭게 자각할 수 있다.



밤부사운드캠핑장의 어린이를 위한 부대시설들. 밤부사운드캠핑장 제공

밤부사운드캠핑장의 어린이를 위한 부대시설들. 밤부사운드캠핑장 제공




밤부사운드캠핑장의 어린이를 위한 부대시설들. 밤부사운드캠핑장 제공

밤부사운드캠핑장의 어린이를 위한 부대시설들. 밤부사운드캠핑장 제공






자연의 소중함 배우는 값진 기회





캠핑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실천 방법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도 있다. 쓰레기를 되가져오고, 일회용품을 줄이며, 밤엔 조명을 줄이고 별을 바라보는 등 친환경적인 캠핑을 위한 소소한 실천을 함께해보자. 나뭇가지 하나를 함부로 꺾지 않고, 흙 속에 사는 벌레를 보며 생명의 존재를 인정하는 경험은 교과서보다 강력한 생태 교육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캠핑은 현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캠핑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일상에서 이어지는 경험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사용한 장비를 정리하고, 함께 분리수거를 하는 일도 중요한 마무리다. 부모가 모든 뒷정리를 다 하기보다는 아이가 사용한 물건을 직접 닦고 정리하게 도와 주면, 물건에 대한 책임감과 소유 의식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사진을 함께 정리하며 “이건 네가 감자를 구운 날” “여기선 우리가 별을 봤지” 같은 이야기를 나누면 추억의 밀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짧은 글과 그림으로 남기는 ‘캠핑 일기’나 ‘추억 앨범’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박은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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