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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가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우승 세리머니에서 여섯 번째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동료들의 존경과 배려 속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중반 이후 부상과 부진, 그리고 예상치 못한 논란 속에서도 끝까지 팀에 헌신했던 김민재는 비록 그라운드 위에서 우승을 확정 짓지는 못했지만, 팀의 핵심 수비수로서 자격 있는 우승의 주인공임을 증명해냈다.
뮌헨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33라운드 경기에서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2-0으로 꺾고 공식 우승 세리머니를 개최했다. 해리 케인과 마이클 올리세의 골로 승리한 뮌헨은 기세를 이어 트로피 수여식과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이미 전 라운드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상태였기에 이날 경기는 우승의 기쁨을 홈 팬들과 나누기 위한 축제의 장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김민재는 출전하지 않았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경기 전부터 결장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그는 경기 종료 후 팀원들과 함께 시상대에 올라 우승을 자축했다.
특히 트로피 세리머니 장면은 한국 팬들에게 있어 여러 감정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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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은 주로 주장이나 시즌 최다 출전 선수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트로피를 드는 순서는 통상 암묵적으로 선수의 팀 기여도에 따라 정해진다.
가장 먼저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된 구단 레전드 토마스 뮐러였다. 팀의 공식 주장 마누엘 노이어가 트로피를 전달받아 가장 마지막으로 올라온 뮐러에게 넘겼고, 뮐러는 팬들의 기립박수 속에서 트로피를 치켜들며 클럽 커리어의 마지막 시즌을 장식했다.
그 뒤를 이어 선수들이 하나둘씩 단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마이클 올리세, 콘라트 라이머 등의 뒤를 이어 여섯 번째 주자로 등장한 이가 바로 김민재였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멋쩍게 뒤로 물러서 있던 김민재는 케인과 뮐러, 다이어 등의 손짓과 격려 속에 결국 앞으로 나왔다.
뮐러가 그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며 트로피를 가리키자, 김민재는 두 손으로 마이스터샬레를 높이 들었고, 알리안츠 아레나에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팀 동료들의 적극적인 권유 속에 그는 여섯 번째 순서로 분데스리가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민재의 이번 세리머니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서, 이번 시즌 김민재가 팀에 헌신해온 시간들에 대해 동료 선수들이 얼마나 높이 평가하고 있는지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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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27경기에 출전했고, 전체 필드 플레이어 중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누적 출전 시간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시즌 후반기에는 다소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시즌 전반기 동안 보여준 안정적인 수비력은 뮌헨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다요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 등이 부상으로 시즌 후반기를 통째로 날린 가운데, 김민재는 꾸준히 선발로 나서 후방을 지탱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김민재를 '혹사'의 대표 사례로 지목하며 일정 관리에 대한 우려를 드러낼 정도였다.
그러나 이처럼 눈에 띄는 기여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미디어 전략은 논란을 불러왔다. 우승이 확정된 후 공개된 뮌헨 구단의 공식 축하 영상 썸네일 이미지에서 김민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단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일부 포스터 이미지에도 김민재가 제외되면서 일각에서는 '아시안 패싱' 혹은 인종차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뮌헨 구단은 SNS에 김민재 단독 포스터를 별도로 게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해당 포스터에는 "이번 시즌의 헌신에 감사하며,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담겼고, 한국 전통 궁궐 이미지를 배경으로 김민재가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이 함께 실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조차도 사후 수습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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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공식 우승 세리머니에서 김민재가 보여준 존재감은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켰다.
뮌헨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도 김민재가 동료들과 함께 환한 미소로 기쁨을 나누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세리머니 후에는 일본 국가대표 수비수 이토 히로키와 함께 포즈를 취하는 장면도 포착돼,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함께 유럽 최정상 무대에서 우승을 경험하는 상징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김민재에게 이번 분데스리가 우승은 단지 한 시즌의 결실이 아니라, 유럽 무대에서의 지속적인 성공의 연장선이다.
그는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33년 만에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2년 만인 이번 시즌, 세계 최대 규모 클럽인 뮌헨에서 다시 한 번 리그 우승을 경험한 그는, 유럽 5대 리그 중 두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첫 번째 한국 선수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현재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 회복에 집중하고 있으며, 독일 현지 매체들은 뮌헨의 새 감독 뱅상 콤파니가 그를 남은 시즌에서 배제하고 오는 여름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 무대부터 재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는 김민재의 체력 회복과 완전한 컨디션 회복을 우선순위에 둔 판단으로 해석된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을 통해 한국 축구 역사상 손꼽히는 유럽파로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비록 논란 속에서 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동료들의 따뜻한 존중과 환대는 오히려 김민재의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부상 회복 이후 다시 세계 무대에 나설 김민재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한국 축구 팬들의 시선이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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