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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한 달만에 돌아왔는데…'역대 최악 20패' 웃지 못한 토트넘, 구단 신기록 작성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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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의 복귀라는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무너졌다.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0-2로 완패하며 프리미어리그 5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패배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36경기에서 11승 5무 20패(승점 38)를 기록하며, 순위는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까지 밀려났다.



물론 입스위치 타운과 레스터 시티, 사우샘프턴 등 3팀이 이미 강등을 확정 지은 터라 토트넘이 2부로 갈 일은 없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한 달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손흥민의 출전 여부였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뒤 약 한 달간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프리미어리그 4경기, 유로파리그 3경기를 연이어 결장했고,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경기를 앞두고 본인의 SNS를 통해 복귀 소식을 직접 알렸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출격을 예고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복귀는 팀 패배라는 결과 앞에서 빛을 잃었다.

이날 토트넘은 며칠 전 노르웨이 원정에서 보되/글림트와 치른 유로파리그 4강 2차전의 여파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안토닌 킨스키가 골문을 지킨 채, 페드로 포로, 케빈 단소, 벤 데이비스, 제드 스펜스가 백4를 구축했다. 파페 마타르 사르, 로드리고 벤탄쿠르, 아치 그레이가 중원에 배치됐으며, 최전방 스리톱에는 마티스 텔, 데얀 쿨루세브스키, 윌송 오도베르가 선발 출전했다.

원정팀 크리스털 팰리스는 3-4-2-1 전형으로 나섰다.

딘 헨더슨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막상스 라크루아, 마크 게히, 크리스 리차즈가 백3를 구성했다. 양쪽 윙백으로 다니엘 무뇨스와 타이릭 미첼이 출전했으며 중원에는 윌 휴즈와 제퍼슨 레르마가 호흡을 맞췄다. 2선에는 에베레치 에제와 이스마일라 사르가 최전방 장-필리프 마테타가 골문을 노렸다.



경기 시작부터 토트넘은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팰리스는 전반 8분 만에 에제가 오른쪽으로 찔러준 스루패스를 무뇨스가 받아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사르가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다행히 마테타의 오프사이드가 먼저 선언돼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토트넘의 수비 조직력이 흔들린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이후에도 좌측 공간을 지속해서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전반 15분에는 미첼의 크로스를 무뇨스가 슈팅했지만 킨스키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불안한 기류는 계속됐다. 전반 19분에는 토트넘 공격진의 핵심인 쿨루셉스키가 게히와의 충돌 후 쓰러졌다. 결국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마이키 무어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떠났다.

토트넘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팰리스는 점차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테타의 슈팅이 골문을 향했지만 킨스키의 선방에 막혔다.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전반이 끝나는 듯했지만, 전반 45분 끝내 토트넘의 수비라인이 무너졌다. 무뇨스의 패스를 받은 에제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했고, 팰리스가 1-0으로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토트넘은 또 한 번 무너졌다. 후반 3분 팰리스는 빠른 역습을 통해 골문을 향해 전진했다. 왼쪽에서 사르가 올린 땅볼 크로스를 에제가 골문 앞에서 받아 오른발로 깔끔하게 밀어 넣으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4경기 연속골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에제였다.



후반 13분 모든 팬들이 기다리던 손흥민이 드디어 경기장에 투입됐다. 포로 대신 들어간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다시 착용하고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됐다.

약 한 달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은 투입 직후부터 전진 드리블과 짧은 패스 연계 등을 시도하며 감각을 점검했다.

후반 25분에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패스를 받아 공격을 전개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어 후반 29분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문전으로 띄운 크로스는 팰리스 수비에 차단됐다. 후반 43분에는 텔의 침투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 몸에 걸렸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손흥민은 짧은 시간 내 활발한 움직임과 경기 감각 회복을 보여줬다. 특히 프리킥 전담, 공간 침투 등 팀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으며 유로파리그 결승을 앞둔 자신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팀 전체의 경기력 부진은 손흥민 한 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토트넘은 경기 종료까지 별다른 반전을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또 한 번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킨스키의 선방에 힘입어 더 이상의 골은 내주지 않았다.

결국 토트넘은 0-2로 완패하며 리그 5경기 연속 무승, 20패라는,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일 시즌 최다 패배 기록을 세우게 됐다. 토트넘이 한 시즌에 20패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등은 피했지만, 이는 팀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시즌 중 하나로 남을 전망이다.

이제 토트넘은 17일 애스턴 빌라와 리그 37라운드를 치른 뒤,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리그에서 부진을 만회할 유일한 기회인 결승전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가 팀 전체의 시즌 평가를 좌우할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 복귀전을 무리 없이 소화한 손흥민은 빌라전과 결승전 모두 출전이 유력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