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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AI 에이전트를 얻으려면[김현정의 IT세상]

이데일리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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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AI 에이전트를 얻으려면[김현정의 IT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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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한국IBM 컨설팅 대표
[김현정 한국IBM 컨설팅 대표]지난 2년여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해였다면 올해의 화두는 단연 AI 에이전트다. 특히 2025년은 기업들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스스로 움직이는 ‘디지털 직원’으로 받아들이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주어진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이제 ‘더 많은 에이전트, 더 나은 에이전트’라는 방향으로 가속하고 있다. 최근 업계는 단순한 자동화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의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세운 경로를 따라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복잡한 의사 결정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IBM이 개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거나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분명한 신호다. 기업들은 AI 에이전트가 주는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고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컨설팅 현장에서 볼 때 기술을 곧바로 핵심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AI 에이전트 도입의 핵심 과제는 세 가지다. 첫째, 에이전트가 신뢰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AI 에이전트는 자율성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만큼 그 판단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지시 수행이 아닌 상황을 해석하고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면 실질적인 비즈니스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의 많은 AI 시스템은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를 도출하지만 그 결과가 언제나 일관되고 타당한 것은 아니다. 특히 기업 환경에서는 잘못된 판단 하나가 고객 신뢰, 법적 책임, 운영 비용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AI의 판단 기준과 결과의 품질에 대한 사전 검증 체계가 필수적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시험을 넘어 지속적인 성능 모니터링과 데이터 편향 감지 등 체계적인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둘째, 기존의 복잡한 시스템 환경과 자연스럽게 통합해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업무에서 활용되려면 단일 시스템 내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 데이터 소스와 유기적으로 연동해야 한다. 기업 대부분은 수년간 축적한 시스템과 복잡한 워크플로를 갖고 있다. 이와의 통합은 단순한 기술 연결을 넘어 기업의 시스템 구조에 맞게 맞춤형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AI가 독립적으로 잘 작동한다고 해도 조직 내 전체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으면 기대했던 업무 자동화나 효율 향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에이전트 개발 단계부터 실제 시스템 환경과의 연계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가 중요하다.

셋째, AI 에이전트의 도입이 일회성 시도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 그 자체에 더해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AI 전략도 필수다.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도입을 서두르기보다 AI가 업무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얼마나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거대언어모델(LLM) 열풍 당시 기업들은 앞다퉈 기술을 도입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비용 효율성 때문에 특정 분야에 적합한 소형 LLM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처럼 AI의 실험적 도입을 지나 이제는 투자 대비 수익을 고려해 자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를 운영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분명히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인정하고 작지만 실질적인 성공 사례를 쌓아가는 것. 그것이 진짜 AI 에이전트 전략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