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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잡은 줄 알았는데..." 120.1m 날아간 3루타, 4개 구장에서는 홈런...그래도 잡았다면 좋았을걸

스포츠조선 노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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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중견수 김혜성이 3회말 코빈 캐롤의 플라이를 잡기 위해 점프해 글러브를 뻗고 있다. 그러나 공은 글러브를 맞고 펜스로 떨어져 3루타가 됐다. 사진=MLB.TV 캡처

LA 다저스 중견수 김혜성이 3회말 코빈 캐롤의 플라이를 잡기 위해 점프해 글러브를 뻗고 있다. 그러나 공은 글러브를 맞고 펜스로 떨어져 3루타가 됐다. 사진=MLB.TV 캡처



김혜성이 11일(한국시각) 애리조나전 3회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혜성이 11일(한국시각) 애리조나전 3회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김혜성이 중견수로도 뛰어난 수비수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혜성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4연전 3차전에 8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0대3으로 패했다.

지난 9일 1차전에 8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3게임 연속 안타가 중단된 김혜성은 전날(10일) 2차전에는 9회 대주자로 교체 출전해 오타니 쇼헤이의 결승 3점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을 기록했다.

이날은 다시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안타를 추가했다. 특히 지난 겨울 6년 2억1000만달러(약 2939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애리조나로 이적한 에이스 코빈 번스를 상대로 보크를 유도하고 안타를 빼앗았다.

김혜성이 번스를 괴롭힌 것은 첫 타석에서다. 0-0이던 3회초 무사 1루서 내야 땅볼을 치고 선행주자 아웃으로 출루한 김혜성은 2사 후 오타니 쇼헤이 타석에서 2루로 진루했다.

번스가 1루로 3차례 견제구를 던지면서 김혜성에게 2루로 자동 진루권이 주어진 것이다. 번스는 초구를 던지기 전 첫 견제를 했고, 투볼에서 연거푸 두 차례 견제를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타자 한 명에 대해 주자 견제를 2번까지 할 수 있다. 3번째 견제의 경우 주자를 아웃시키지 못하면 주자에게 자동 진루권이 주어진다. 그만큼 번스가 주자 김혜성을 의식했다는 얘기다.


김혜성이 3회 1루주자로 나가 오타니 타석에서 애리조나 선발 코빈 번스의 3번째 견제가 날아들자 슬라이딩으로 1루를 터치하고 있다. 그러나 세이프가 돼 김혜성은 2루로 자동 진루권이 주어졌다. 사진=MLB.TV 캡처

김혜성이 3회 1루주자로 나가 오타니 타석에서 애리조나 선발 코빈 번스의 3번째 견제가 날아들자 슬라이딩으로 1루를 터치하고 있다. 그러나 세이프가 돼 김혜성은 2루로 자동 진루권이 주어졌다. 사진=MLB.TV 캡처



이어 오타니가 고의4구를 얻어 다저스는 2사 1,2루로 찬스를 연결했으나, 무키 베츠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다저스는 득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김혜성은 0-1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나가 안타를 만들어냈다. 번스의 초구 94.1마일 직구가 몸쪽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그러나 2구째 79.6마일 커브가 한복판으로 떨어지자 김혜성이 놓치지 않고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로 연결했다. 발사각 18도, 타구속도 96.5마일짜리 라인드라이브 안타. 김혜성에게 안타를 얻어맞은 번스는 화난 표정으로 오른손으로 글러브를 내리치며 입모양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현지 중계진은 "번스의 공이 떨어지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서 형성됐는데, 김혜성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안타를 맞더니)번스가 흥분했다"고 해설했다.


김혜성은 이어 오스틴 반스의 번트로 2루, 오타니의 2루수 땅볼로 3루까지 진루했으나, 베츠가 2루수 땅볼로 아웃돼 홈에 이르지 못하고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김혜성은 0-3으로 뒤진 7회 1사후 세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번스의 초구 95.6마일 몸쪽 커터를 힘차게 잡아당겼으나, 평범한 1루 땅볼이 됐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0일(한국시각) 애리조나전 9회초 결승 3점포를 터뜨리고 들어와 먼저 홈을 밟은 김혜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0일(한국시각) 애리조나전 9회초 결승 3점포를 터뜨리고 들어와 먼저 홈을 밟은 김혜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로써 김혜성은 타율 0.316(19타수 6안타), 2타점, 4득점, OPS 0.632를 마크했다. 김혜성의 4득점 가운데 3개는 오타니의 적시타에 의한 것이었다. 김혜성이 출루하면 오타니가 불러들이는 장면이 세 번 나왔다는 얘기다. 해당 경기에서 다저스는 2승1패를 기록했다. 이날은 김혜성이 두 번 주자로 나갔지만, 오타니의 배트는 작동하지 않았다.


한편, 김혜성은 0-0이던 3회말 수비 때 선두타자 코빈 캐롤의 큼지막한 타구를 뒤로 달려가 점프 캐치로 잡으려 했으나, 공이 글러브를 맞고 떨어지는 바람에 3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스탯캐스트는 이 타구를 발사각 21도, 타구속도 105.1마일, 비거리 394피트(120.1m)로 측정했다. 또한 이 타구의 안타 확률을 74.0%로 봤고, 30개 구장 중 리글리필드, 다저스타디움, 아메리칸 패밀리필드, 내셔널스파크 등 4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만큼 잘맞힌 대형 타구였다는 것이다.

기록상 3루타였으나, 김혜성이 잡았다면 수비력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을 터. 현지 중계진은 "김혜성이 점프를 잘해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3루타가 됐다"며 아쉬워했다. 결국 애리조나는 다음 타자 케텔 마르테의 2루수 땅볼 때 캐롤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현지 매체 다저블루는 이 상황에 대해 '2회말 마이클 콘포토의 호수비로 무실점으로 넘긴 다저스는 그러나 다음 이닝서 김혜성이 중월 타구를 전력질주로 쫓아가 잡으려다 실패하면서 수비가 흔들렸다. 그 결과 캐롤에게 3루타가 주어졌고, 마르테의 땅볼로 홈을 밟았다'고 전했다. 역시 김혜성의 캐치가 아쉬웠다는 얘기다.

김혜성은 지난 4일 빅리그 승격 후 2루수, 중견수, 유격수를 두루 보고 있다. 중견수로도 빅리그 수준의 수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이날 수비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저스는 26승14패를 마크, NL 서부지구 2위로 떨어졌다. 같은 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5승13패)가 콜로라도 로키스를 21대0으로 대파하며 다저스를 제치고 지구 선두로 올라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