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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엔(N) 성수 매장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뷰티 홈케어 서비스’를 받고 있다.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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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올리브영엔(N) 매장은 매일 아침 오픈런이 벌어진다. 38명 한도로 진행되는 ‘뷰티 홈케어 서비스’를 예약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인공이다. 지난달 28일 기자가 찾은 날의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인들의 모든 스킨 케어(피부 관리) 루틴을 배우려는 외국인들 의지가 대단해요.” 매장에서 만난 뷰티 컨설턴트 안혜인(28)씨의 말이다. 그는 “특히 영미권 국가 관광객들은 클렌징 제품부터 자외선 차단제까지 거의 모든 제품을 사간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케이(K)-뷰티에 빠져든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 특유의 광채 나는 ‘유리알 피부’(Glass Skin)에 끌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수년간 국외 에스엔에스(SNS)에서는 세안제부터 자외선 차단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국인의 10단계 피부 관리’(10 Step Korean Beauty Routine)라고 일컫는 게시물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에 발맞춰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단계별 피부 관리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외국인의 지갑을 겨냥하고 있다.
피부 관리 비용이 다른 나라에 견줘 우리나라가 싼 점도 외국인들이 케이-뷰티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배경 중 하나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미국의 피부과 비용(150~300달러)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이면 한국 화장품으로 ‘홈 케어’(가정에서 하는 피부 관리)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외국인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5달러가 채 안 되는 마스크팩이나 20~50달러 수준인 고기능성 세럼(수분보충·주름방지 등을 목적으로 스킨 다음 단계에 바르는 화장품) 인기가 많은 것도 가성비 있는 피부 관리 경험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인기는 관세청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국외에서 국내 이커머스를 통해 구매한 한국 화장품·향료 제품 규모는 9억7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6% 급증했다.
미국에서 특히 한국 화장품 인기가 높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국은 다인종 국가여서 다양한 화장품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한국의 단계별 스킨 케어법이나 슬리핑 마스크(잘 때 사용하는 마스크팩)의 인기가 좋다”라고 했다. 코스맥스 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피부암과 피부 노화 위험을 낮추는 방안으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권고하고, 엠제트(MZ)세대를 중심으로 ‘안티에이징(항노화)’에 대한 조기 관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외국산과 달리) 촉촉한 느낌의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 수요가 특히 많다”고 말했다.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는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여파로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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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한율이 오는 16일부터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Sephora) 입점을 통해 미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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