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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2회인데? 집단 문책성 교체' 초보 감독의 결단, 판 뒤집다…"어수선한 흐름 바로잡으려고"[잠실 포커스]

스포츠조선 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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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NC 이호준 감독이 경기 시작을 앞두고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NC 이호준 감독이 경기 시작을 앞두고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NC가 11대5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전사민 안중열 배터리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NC가 11대5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전사민 안중열 배터리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오늘(11일) 우리가 경기가 안 되는 부상 선수가 조금 있어서."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은 1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를 앞두고 근심이 깊었다. 2루수 박민우(왼쪽 햄스트링 경련), 포수 김형준(수비 도중 무릎 부상)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웠기 때문. 하루 2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핵심 선수들이 빠져 있고, 또 기존 선수들이 홈구장 안전 문제를 이유로 한 달 넘게 원정 경기만 치르면서 전반적으로 체력 관리가 힘든 상황이었다.

이 감독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앞서 "(더블헤더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또 다른 부상이 나올까 봐 걱정이 된다. 박민우는 수비와 주루는 힘들고, 방망이 정도 될 것 같다. (김)형준이는 더블헤더 2경기 다 안 된다. 무릎에 타박상이 있어서 형준이가 좋을 때 부상이 와서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 (서)호철이도 햄스트링 부상이 조금 있는 상태인데, 상황상 경기를 나가야 한다"고 팀 사정을 설명했다.

NC는 한석현(우익수)-김주원(유격수)-권희동(좌익수)-데이비슨(1루수)-박건우(지명타자)-서호철(2루수)-천재환(중견수)-김휘집(3루수)-박세혁(포수)으로 더블헤더 제1경기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로건이었다.

이 감독이 우려한 수비에서 시작부터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1회말 로건이 볼넷 2개로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하긴 했지만, 김재환에게 2루수 땅볼을 잘 유도했다. 병살타로 연결하면 실점 없이 깔끔하게 막는 상황. 이때 2루수 서호철이 첫 실책을 저질렀다. 유격수 김주원이 받을 수 없게 악송구한 것. 이때 2루주자 케이브가 3루를 돌아 득점하면서 0-1 선취점을 뺏겼다. 로건은 계속된 1사 1, 3루 위기에서 양석환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로건은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오명진과 승부했다. 오명진이 유격수 땅볼을 쳤고, 홈으로 쇄도하려던 3루주자 김재환이 런다운에 걸리면서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는 상황. 이때 포수 박세혁과 유격수 김주원이 주자를 몰아가는 과정에서 김주원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공은 홈플레이트 뒤로 빠졌고, 그사이 김재환과 2루주자 양석환까지 득점해 0-4까지 벌어졌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1회말 1사 1,2루 두산 김재환의 내야땅볼떄 1루주자 양의지가 NC 2루수 서호철의 악송구로 2루 세이프되고 있다. 유격수는 김주원.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1회말 1사 1,2루 두산 김재환의 내야땅볼떄 1루주자 양의지가 NC 2루수 서호철의 악송구로 2루 세이프되고 있다. 유격수는 김주원.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1회말 1사 2,3루 두산 오명진의 내야땅볼때 협살에 걸린 3루주자 김재환이 NC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 실책에 홈으로 내달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1회말 1사 2,3루 두산 오명진의 내야땅볼때 협살에 걸린 3루주자 김재환이 NC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 실책에 홈으로 내달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이호준 감독은 부상자 이탈로 대기 선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실책 상황에 기여한 박세혁, 김주원, 서호철을 차례로 문책성 교체한 것.

2회초 2사 만루 박세혁의 첫 타석을 앞두고 대타 안중열 카드를 꺼낸 게 시작이었다. 안중열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1-4 추격의 서막을 알렸다. 한석현의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로 3-4까지 쫓아간 상황. 2사 2, 3루 김주원 타석 때 다시 한번 대타 김한별 카드를 꺼냈다. 김한별은 사구를 얻어 2사 만루로 연결했고, 권희동이 좌익선상 3타점 적시 2루타를 쳐 순식간에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감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회말 수비에 앞서 2루수를 서호철에서 최정원으로 교체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수 있도록 아예 판을 바꾼 것. 두산 에이스 콜어빈이 2⅓이닝 동안 무려 4사구 7개로 자멸하며 8실점하면서 NC는 1회말 치명적 실책 2개는 완전히 잊고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 NC는 11-5로 대승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타자 데이비슨이 4회 타격 후 주루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 근경직 증상으로 교체되며 걱정을 사기도 했다. NC는 일단 데이비슨의 공백을 도태훈으로 채웠고, 경기 흐름에 큰 지장은 없었다. 데이비슨은 아이싱 치료를 받고 있고, 추후 상태에 따라 병원검진을 할 예정이다.

선수 기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초보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엿보인 더블헤더 제1경기였다.

이 감독은 경기 뒤 "1회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들이 연달아 나오며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어수선한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빠르게 선수 교체를 했다.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주며 다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2차전도 긴장감 있는 모습으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결승타를 장식한 권희동은 "후배들이 앞에서 열심히 치고, 달리고, 몸으로 맞아가며 만들어준 소중한 찬스인 만큼 꼭 주자를 불러들이고 싶었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타격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원정 경기에도 많은 팬분들께서 직접 찾아와 응원해주셔서 힘이 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차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판을 뒤집는 발판을 마련한 안중열은 "오랜만에 N팀(1군)에 올라왔다. 오늘 경기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으나 노력한 끝에 승리해서 기분 좋다. 대타로 생각보다 일찍 경기에 나가게 됐으나 내 포지션이 준비가 안 되었다고 핑계 댈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오늘 경기는 C팀(2군)에서 준비하던 대로 똑같이 준비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C팀에 있는 코치님들과 후배들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에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고, 남은 경기도 준비 잘해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NC가 11대5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이호준 감독과 로건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NC가 11대5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이호준 감독과 로건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NC가 11대5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NC 선수들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1차전, NC가 11대5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NC 선수들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1/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