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윤석열과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김건희씨에게 이번주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정식으로 통보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인 김씨가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강제수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진작 그랬어야 한다.
김씨가 김영선 전 의원의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선 공천에 개입한 증거는 한둘이 아니다. 윤석열은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태균씨와 통화하면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다”며 “상현이(윤상현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했다. 그 40분 뒤 김씨는 명씨와 통화하면서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라고 했다”고 했다. 명씨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측에 1억6500만원 상당의 조작된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했고, 김 전 의원 공천은 그 대가라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김씨의 공천 개입 정황이 드러난 건 벌써 수개월 전이다.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창원지검은 지난해 11월 수사보고서에서 “김 여사는 명씨가 제공하는 여론조사를 단순히 참고삼아 받은 것을 넘어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요청한 게 아닌지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창원지검 수사는 김씨 근처에도 못 갔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도 다르지 않았다. 김씨 압수수색을 시도하지 않고 변죽만 울렸다. 그토록 무르게 수사하니 김씨가 검찰의 대면조사 의견도 깔아뭉개는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구속해야 한다.
김씨는 서울남부지검의 ‘건진 게이트’ 수사도 받고 있다. ‘명태균 게이트’ ‘건진 게이트’는 비선의 국정농단 사건이고, 수사의 종착지는 국정 최고 책임자였던 윤석열이 될 수밖에 없다.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과 검찰의 항고 포기로 풀려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자숙하기는커녕 보란 듯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11일에는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께 드리는 호소’ 제하의 글에서 “우리의 싸움은 내부가 아니라 자유를 위협하는 외부의 전체주의적 도전에 맞서는 싸움”이라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했다. 파렴치하기 이를 데가 없다. 검찰은 윤석열을 구속해 결자해지해야 한다.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